출고 후 장착 사제품 갈수록 진화 도로 CCTV 영상 제공하거나
3차원 영상으로 주차 지원 등 뛰어난 성능으로 운전자에 인기
“순정품 못지않은 매립 기술에 가격도 저렴해 시장 커질 것”
‘옵션으로 넣을 것인가, 출고 후 사(私)제품을 달 것인가.’
자동차를 새로 장만할 때 수많은 옵션을 체크하다 보면 한번쯤 고민에 빠지는 대목이 있다. 바로 내비게이션이다. 썬루프처럼 출고 후 장착이 사실상 불가능한 옵션들과 달리 내비게이션은 시중 제품들이 순정품보다 뛰어난 경우가 많아 고민을 더욱 깊게 한다. 여기에 최근에는 스마트폰까지 가세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엔 옵션제품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사제 내비게이션을 구입해 달았지만, 최근에는 사제품이 성능도 뛰어나기 때문에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여기에 장착(매립) 기술도 좋아져 순정 못지않게 깔끔하게 설치돼, 완성차의 통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다면 출고 후 장착할 수 있는 내비도 고려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순정은 따라올 수 없다
이처럼 사제 내비게이션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최근 출시된 기기의 성능을 살펴보면 수긍이 간다. 압도적 점유율로 국내 시장 1위를 점하고 있는 팅크웨어의 ‘아이나비 LTE에어’는 국토교통부가 전국 도로에 설치한 3,500여대의 CCTV 영상을 실시간으로 받아 운전자에게 제공한다. 올 초 정부가 CCTV영상을 일반에 공개하면서 가능해진 기능이다.
현대엠엔소프트의 ‘폰터스 PM-600G’는 스마트폰의 모든 어플리케이션을 별도 선 연결 없이 내비 화면으로 공유할 수 있는 ‘미러링’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영화나 음악을 8인치 크기의 화면과 카오디오를 통해 감상할 수 있어 어린이들 대동한 장거리 여행시 요긴하게 쓰인다. 특히 이 회사는 차량 주행 중에도 가능한 자동 업데이트 기술까지 개발해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최근 사제 내비게이션들은 목적지 안내뿐만 아니라 도착한 뒤 안전한 주차를 할 때도 빛을 발한다. 국내 내비게이션 전문 업체 파인디지털은 3차원 영상 합성 기법을 활용해 ‘4D 어라운드 뷰’를 구현하는 기술이 적용된 제품(파인드라이브 BF500)도 내놓고 있다. 주차시 차량이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는 동안 카메라에 촬영된 영상을 합성, 이를 3차원 공간으로 재구성해 마치 차량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과 같은 영상을 제공한다. 또 건물 내에서의 상ㆍ하 이동까지 인식하고 ‘스마트 파인드라이브 Wi-Fi’ 애플리케이션을 함께 사용할 경우, 주차 위치를 스마트폰으로 전송해 준다. 모두 국내 출시된 완성차 순정내비에선 찾아볼 수 없는 기능들이다.
차내 멀티미디어 센터
하늘에서 차량을 내려다 보는 듯한 영상을 운전자에게 제공해 주차를 도와주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시스템은 현재 80만원대에 판매되는 고가 제품이다. 그런데 이 분야 전문 기업인 이미지넥스트가 최근 내비게이션 업체인 한라마이스터와 협업을 통해 AVM 기능을 내비게이션에 탑재한 첨단 내비 모델을 개발 중에 있다. 이 제품이 출시되면 내비게이션 구입으로 차내에서 TV는 물론 영화ㆍ음악감상 AV 시스템과 최첨단 주차 보조 시스템 기능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내비게이션 기능이 광범위해지면서 아예 태블릿 PC형 내비도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미동전자통신의 매립형 태블릿 PC ‘유라이브 태블릿’이 그 주인공으로 미리 탑재된 지도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T맵, ‘김기사’ 등 운전자가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다운받아 사용하는 방식이다. 날씨, 뉴스, 실시간 TV등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대부분의 콘텐츠를 차 안에서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한라마이스터 관계자는 “순정 내비게이션을 선택하는 경우 고급 스피커를 구입해야 한다거나 하는 등 불필요한 것까지 패키지로 구입해야 해 비싸고 최신 트렌드를 따르지 못하지만, 사제 내비는 저렴하면서도 성능 좋고, 기능도 다양해 차 안의 멀티미디어센터로 자릴 잡았다”며 “이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