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배로 “공공부채비율 일본 모방 말라.. 경기부양책은 필요없어”
“글로벌 드문 거시적 재난 가능성”
“(공공 부문에서) 일본의 사례를 모방하지 마라.”
로버트 배로(사진)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가 한국이 일본처럼 공공부문 의존도를 높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성장과 시장 기능을 중시하는 신고전주의 경제학의 창시자로 평가되는 배로 교수는 2일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2014년 한국은행 국제컨퍼런스’에서 이 같은 진단을 내놓았다.
그는 “일본의 사례를 모방하지 말라는 조언을 한국에 하고 싶다”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높은 공공부채 비율, 대규모 공공사업 등을 따라가지 않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배로 교수는 또 우리 경제에 대해 “26개월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는 경상수지 흑자를 불황형 흑자라고 볼 수 없다”며 “최근 3~4%대의 경제 성장률도 높은 수준으로 정부가 추가 부양책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세월호 참사 여파에 따른 민간 소비 둔화와 관련해서도 “국민적인 슬픔을 초래한 큰 사고였지만 경제적으로는 ‘드문 거시적 재난(Rare Macro-economic Disaters)’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소비에 일시적 영향을 미치는 수준인 만큼 정부가 예산 조기집행 등을 통해 개입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글로벌 경제와 관련해서는 “급격한 출구전략으로 세계 여러 국가에서 ‘드문 거시적 재난’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배로 교수가 언급한 ‘드문 거시적 재난’은 국내총생산(GDP)과 소비가 경기 고점에서 저점으로 하락할 때 10% 이상 줄어드는 위기상태를 말하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그리스와 아이슬란드가 여기에 해당됐다.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이번 국제컨퍼런스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잠재력 확충’을 주제로 이틀간 개최되며 국내외 경제학자와 중앙은행 주요 인사 등 140명이 참가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국 경제의 중심축 역할을 했던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국장,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도 참석했다. 이 국장은 “중국경제가 빠른 속도로 둔화되거나 일본경제의 회복세가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이들 국가로 인해 아시아 경제의 경기가 크게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고, 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국적 기업들이 외화를 조달해 자국통화로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캐리 트레이드‘를 늘리면서 환율 변동 리스크에 유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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