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타고투저에 괴로운 투수들, 11년 만의 3점대 평균자책점왕 나오나
지독한 타고투저가 2014시즌을 투수들의 무덤으로 내 몰고 있다. 타자들의 각종 기록이 예년 기록을 상회하는 반면 투수들은 최악의 성적이 우려된다.
2일 현재 다승 공동 1위는 장원삼(삼성)과 유먼(롯데)의 7승에 불과하고 세이브는 손승락(넥센)의 15개, 홀드는 한현희(넥센)의 12개가 최다다. 타자들이 아무리 잘 쳐도 승리투수는 늘 존재하는 법이라 누적 기록들은 그나마 낫지만 심각한 부문은 점점 높아져가만 가는 평균자책점이다.
시즌 2개월이 지난 가운데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선수는 넥센의 앤디 밴헤켄이 유일하다. 그것도 간신히 2점대 명맥을 유지한 2.92다. 초반 선전하던 투수들은 타자들의 뭇매에 못 이겨 결국 3점대로 밀려났다. 밴헤켄과 2위 양현종(3.03ㆍKIA)을 포함해 3.50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선수는 4명에 불과하다.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투수들의 부진은 극명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5월까지 3점대 평균자책점 보유자는 총 17명, 2012년엔 18명이었다. 2012년에는 무려 6명의 선수가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마쳤다.
현재 분위기라면 쑥스러운 타이틀 홀더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프로야구 역대 3점대의 평균자책점으로 이 부문 타이틀을 따낸 선수는 2003년 현대 바워스(0.301)가 유일하다. 토종으로는 LG 이승호의 3.19가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이었다. 이승엽(삼성)이 아시아홈런 신기록(56개)을 수립한 해로 타자들의 기록이 투수보다 좋았던 해지만 지금처럼 심하지는 않았다. 역대 최고의 타고투저 시즌으로 꼽히는 1999년에는 오히려 임창용(삼성)이 2.14의 빼어난 평균자책점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겨낼 만한 특출한 에이스 투수가 없다는 점도 평균자책점 흉작을 예고하고 있다. 양현종과 김광현(4.03ㆍSK), 니퍼트(4.11ㆍ두산) 등 국내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파이어볼러들마저 고전 중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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