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타이젠OS 보급 열 올리지만 웨어러블-스마트카메라-TV 등 적용 'Z'는 3분기 러시아에서 첫 시판
타이젠 연합군 사이 '미세한 균열' 개발자들도 시큰둥 '제2 바다폰' 우려
삼성전자가 타이젠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전세계 스마트폰 OS의 60%를 차지하는 구글 안드로이드 위주의 OS 정책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인데, 성공 가능성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타이젠 개발자 행사에서 타이젠 스마트폰 '삼성Z'를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타이젠은 웹 표준 언어인 HTML 5를 기반으로 한 OS로 삼성전자, 인텔 등이 주도하는 타이젠 연합이 개발한 개방형 플랫폼이다. 이 OS는 모바일 기기뿐 아니라 가전제품, 스마트TV, 자동차 등 다양한 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 Z'는 4.8형 HD 수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와 2.3GHz 쿼드코어 프로세스를 탑재했으며, 타이젠 OS를 최적화해 사용자에게 새롭고 강한 성능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에 타이젠의 향상된 메모리 관리 기능을 적용해 부팅 시간을 줄였고, 멀티태스킹도 매끄럽게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또 향상된 웹 그래픽 기술을 통해 2차원(2D)뿐만 아니라 3차원(3D) 콘텐츠도 고화질로 즐길 수 있고, 지문 인식센서도 탑재됐다고 밝혔다. 제품은 검은색과 금색 두 가지로 3분기 중 러시아에서 최초로 출시될 예정이다. 타이젠 앱 장터인 '타이젠 스토어'도 공개될 예정이다.
삼성은 최근 타이젠 OS 보급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초 출시한 웨어러블 기기인 '삼성 기어2' 와 스마트 카메라 등에 타이젠OS를 장착했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 기어’도 OS를 안드로이드에서 타이젠으로 바꿀 수 있게 개발해 배포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스마트TV에도 타이젠OS를 기본 탑재키로 하고, '개발자용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공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와는 다르게 타이젠 연합엔 미세한 균열이 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연초부터 타이젠 스마트폰을 내놓겠다고 했던 일본의 NTT도코모, 프랑스의 오렌지 등이 돌연 타이젠폰 출시 연기를 선언했고, 일본의 대형 통신ㆍ전자기기 회사인 NEC도 최근 타이젠 연합에서 탈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남아있는 통신사는 바이두, ZTE등 중국 통신 기업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 보다폰 정도이다.
앱 개발자들 사이의 반응도 시큰둥 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젠 OS 자체가 구글 안드로이드 OS와의 연동을 기본 방향으로 잡고 있고, 타이젠 TV 등 타이젠OS 기기에 대한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의 핵심인 응용 앱 생태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으면 스마트폰 시장까지도 제대로 형성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과거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자체OS를 개발해 출시했지만 실패한 '바다폰'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예측까지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OS 주도권을 잡기보다는 안드로이드와 일단 공존하면서 다른 형태를 모색하는 전략이고, 타이젠폰도 일단 기본 방향은 중저가 제품인 것으로 보여 파장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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