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찾아온 여름 더위로 시원하고 달콤한 아이스크림이 성수기를 맞았다. 그러나 시판되는 아이스크림 가운데 일부는 당분 함량이 섭취 권장량을 넘어서 비만이나 심혈관계 질환 등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대표 최현숙)는 빙그레, 롯데제과, 롯데푸드, 해태제과 등 4개가 제조·판매하는 아이스크림 80종을 조사한 결과 평균 당 함량이 18.5g에 달했다고 2일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02년부터 하루 당류 섭취기준을 총 에너지 섭취량의 10%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약 50g에 해당한다.
그러나 WHO는 최근 권장량을 총섭취 에너지의 5%이하로 줄이는 새로운 예비 권고안을 마련했다. 새 권고안이 확정되면 하루 당류 권장 섭취량은 약 25g으로 줄어든다.
WHO의 새 권고안을 기준으로 보면 조사대상 80개 제품 가운데 17개 제품의 당 함량이 하루 권장치를 넘는다.
조사대상 제품의 평균 당 함량은 새 권고 섭취량의 74% 수준이다. 대표적인 음료로 알려진 콜라(118㎖, 12.7g)나 초코파이(12g)와 비교해도 아이스크림의 평균 당 함량이 더 높다.
아이스크림은 어린이나 청소년층이 즐겨 먹기 때문에 과도하게 섭취하면 소아비만 등의 주요 원인이 될 수도 있어 과도한 섭취를 피해야한다.
제품 유형별로는 컵 형태 제품의 당 함량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당분 함량 상위 10개 품목 가운데 6개가 컵 제품이었다.
재료별로는 단팥이 많이 들어간 제품이 당분 함량도 높았다. 단팥이 들어간 팥빙수류, 단팥 소가 들어간 찰떡 종류도 당 함량 순위 상위에 올랐다.
특히 최근 디저트 시장에서 급부상한 팥빙수류 제품이 당 함량 순위 상위권을 휩쓸었다.
80개 제품 가운데 당분 함량이 많은 것은 롯데제과의 '일품팥빙수'로 54g에 달했다. 이 제품은 용기에 1회 제공량(125g)을 기준으로 당 함량을 27g이라고 표기했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컵 용기에 경쟁사 제품과 비슷한 양(250g)을 담아 판매한다. 당 함량이 적은 것으로 보이도록 하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경쟁사인 빙그레의 'NEW팥빙수' 제품은 당 함량이 48g으로 2위, 롯데푸드의 '팥빙수 파티'는 44g으로 팥빙수류 제품이 당 함량 순위 1∼3위를 차지했다.
반면, 당 함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제품은 팥이나 유제품 등을 넣지 않고 얼음을 갈아 단 맛보다는 시원한 맛을 내는 제품들이었다.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대표는 "아이스크림은 차갑기 때문에 입에서 단 맛을 덜 느낄 수도 있지만 실제 설탕 함량은 비슷한 단맛의 상온 제품보다 높다"며 "영양성분 표시를 반드시 확인하고 과도한 섭취를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이스크림은 유통기한이 없기 때문에 같은 제품이라도 출시 시기에 따라 용량이나 성분, 당 함량, 칼로리 등에 다소 차이가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5월30일 기준 대형마트 판매분을 구매해 진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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