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성향 강한 북부
일부 바닥민심 변화 감지
"대통령을 너무 몰아붙여"
막판 보수층 결집 조짐도
南·金 지역구 수원에선
"젊고 참신한 정치인"
"경험 많은 경제전문가"
우열 가늠하기 쉽지 않아
6ㆍ4 지방선거 전 마지막 휴일인 1일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경기에서는 민심도 한치 앞을 가늠키 힘들었다. 세월호 참사의 여파와 함께 여야 후보의 인물론이 버무려지면서 민심도 힘겨운 승부를 벌이고 있는 듯했다.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각종 여론조사의 상황이 바닥 표심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었다.
북부권은 세월호 여파로 안갯속
전통적으로 보수정당에 대한 지지성향이 강했던 경기 북부권에서는 세월호 참사 이후 바닥민심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었다. 4세, 8세 두 아이를 둔 회사원 유영란(41ㆍ의정부 신곡동)씨는 “평소 정치에 관심이 없던 엄마들도 요즘에는 모이면 선거 얘기를 많이 한다”면서 “세월호 참사에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만큼 이번에는 아이들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증권사에 다니는 양철호(43ㆍ파주 적성면)씨도 “세월호만이 아니라 복지와 경제에 관한 약속도 지켜지는 게 하나도 없다”면서 “이번 선거에서는 잘한 사람에겐 상을 주고 못한 사람에겐 분명한 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중ㆍ고교에 다니는 아이들을 둔 회사원 김정옥(42ㆍ고양 주엽동)씨도 “김문수 지사가 잘해온 건 사실이지만 이번에는 지지정당을 바꿀 생각”이라고 귀띔했다.
물론 여당에 힘을 더 실어줘야 한다는 유권자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선거 막바지 보수표 결집 현상으로 이해되는 대목이다. 주부 정혜자(59ㆍ동두천 생연동)씨는 “뿌리부터 잘못돼 생긴 세월호 문제로 박근혜 대통령을 너무 몰아붙인다”며 “박 대통령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원 김용석(48ㆍ용인 처인구)씨도 “안타까운 사고로 누구를 심판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후보 공통텃밭에서도 팽팽
두 후보자가 공히 지역구를 두고 있는 수원은 경기지사 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승부처다. 여기서도 지지도로는 우열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았다. 수원 팔달시장에서 식료품 가게를 하는 이복례(66)씨는 “박 대통령을 도울 수 있는 남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택시기사 심모(68)씨는 “김 후보가 경제 쪽은 더 전문가라는 느낌이 커 선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세월호 참사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안산은 표심을 가늠하기가 더 어려웠다. 한 50대 주부는 “선거가 다가오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면서 “투표를 한다면 답답한 정부의 대처에 실망해 야권 후보를 찍을 가능성이 크겠지만 과연 투표장에 나갈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실제로 안산은 사전투표율도 전국 최저수준이었다.
경기도민들은 대체로 남 후보를 ‘젊고 참신한 정치인’으로, 김 후보를 ‘경험 많은 경제전문가’로 기억했다. 두 후보 모두 나쁘지 않은 이미지를 가졌지만, 유권자를 확실한 지지자로 만들기에는 “2% 부족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김모(45ㆍ부천 중동)씨는 “남 후보가 젊고 참신해 보였는데 대통령부터 지키겠다고 해 실망했다”며 “아직 누구를 지지할 지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의왕시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모(50)씨는 “김 후보의 과거 경제부총리 시절 이력을 보면 새누리당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야당을 찍고 싶지만 좀 더 고민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부동층 잡기가 승패의 관건
정치권에서는 이런 연유로 다른 광역선거보다 부동층이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후보를 정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30% 중반대에 달할 정도다. 특히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는 20대가 많아 이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우정우(29ㆍ고양 정발산동)씨는 “세월호 참사로 안전문제가 부각됐지만, 정책에 비중을 두고 후보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조원미(22ㆍ의정부 민락동)씨도 “여야 후보가 다른 공약을 낸 만큼 선거 전날까지 꼼꼼히 따져보고 지지후보를 선택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양 후보자 캠프는 부동층 잡기에 막판 선거운동을 집중하고 있다.
고양ㆍ부천ㆍ의정부ㆍ파주=이동현기자 nani@hk.co.kr
수원ㆍ안산ㆍ용인ㆍ의왕=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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