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4 지방선거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선거 초반에는 세월호 참사로 차분한 분위기였으나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저질ㆍ막말 공세가 난무하고 있다. 특히 판세가 불리한 후보들이 다급해지자 일단 상대에 흠집부터 내고 보자는 심리에서 비방전을 주도하고 있다.
황우여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달 28일 경남 함안군 지원유세에서 세월호 참사와 장성 요양원 화재, 고양터미널 화재 등을 거론하며 “요새 사고가 굉장히 많이 난다. 전부 야당에서 시장, 군수를 하는 곳에서 사고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을 모독하는 부적절하고 무책임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황 위원장은 물의를 빚자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잘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해명했지만 보수표 결집을 겨냥한 의도적 공세로 보인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과거 서울시 학교급식에서 미량의 잔류농약이 검출된 것을 놓고 뜨거운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 쪽이 ‘농약급식’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선거 쟁점화하자 박원순 후보 쪽에서 맞대응 하면서 상호 비방전으로 번지고 있다. 인천에서는 새누리당 유정복, 새정치연합 송영길 후보가 서로 허위사실 유포혐의로 고소ㆍ고발을 당했고, 강원도에서는 양당 후보간에 논문 표절 공방을 주고받았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해묵은 색깔론이 등장했다.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는 고창권 통합진보당 후보가 사퇴하자 오거돈 무소속 후보를 “국가체제를 부정하고 정당정치를 부정하는 세력을 등에 업은 후보”라고 공격했다. 서 후보는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과 부산시 공동정부를 구성하면 엄청난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합진보당 후보를 무조건 종북세력으로 규정하고, 아무런 근거 없이 오 후보와 고 후보가 공동정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몰아가는 것은 전형적인 색깔공세가 아닐 수 없다.
선거 막판 흑색선전은 바로잡을 기회도 없이 당사자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다. 이런 후보에 대해서는 선거가 끝난 후에도 끝까지 추적해 엄벌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유권자들도 흔들리지 말고 냉정한 판단으로 올바른 후보를 가려내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