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고승덕=세월호 이준석 선장”
고 “딸의 글, 정치적 야합 의심”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막판 보수 진영 후보들 간 상호 비난 탓에 복마전 양상을 띠고 있다. 고승덕 후보의 장녀 희경씨가 “자녀를 돌보지 않은 아버지는 교육감 자격이 없다”며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놓고 문용린 후보와 고 후보가 1일 제가끔 회견을 열어 공방을 벌였다.
문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동교동에 있는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 후보의 따님이 올린 글을 읽고 무척 가슴이 아팠다.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런 패륜의 문제에 봉착하게 됐는지 해법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딸이 아버지를 흠집 내고 아버지는 딸을 돌보지 않았다. 이게 하나의 패륜의 한 모습이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고 후보를 세월호 선장에 빗대기도 했다. “고 후보가 딸을 돌보지 않은 것과 선장이 승객을 두고 도망친 것은 사회 전반에 책임 회피와 기강 해이가 만연해 있다는 것이다. 세월호 선장과 고 후보가 보여준 책임감 없는 모습은 오늘 우리가 서울 교육을 어떻게 이끌어 가야 할지 분명한 방향을 보여준다”며 "이번 선거를 대한민국 학교교육이 지식교육만이 아니라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도록 만들어야겠다고 굳게 결심했다"고 밝혔다.
고 후보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같은 날 서울 을지로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딸의 글이 고 박태준 전 포스코 회장의 아들과 문 후보의 야합에 기인한 것 아닌지 정황을 의심하고 있다”고 반격했다. 희경씨 모친인 고 후보의 전처는 고 박 전 회장의 차녀다.
고 후보는 희경씨의 글이 공작 정치의 일환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고 박 회장의 장남 성빈씨가 문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에 있는 조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다. 고승덕과 싸워줘서 고맙다’고 말했다는 전날 언론 보도를 언급하면서다. 그는 “문 후보와 고 박 회장은 2대째 내려오는 끈끈한 관계가 있고 고승덕을 적으로 생각한다는 공통점도 있다”며 문 후보와 고 박 회장이 2000년 교육부 장관과 총리로 나란히 재임한 사실과, 박성빈씨와 문 후보가 2012년 포스코 청암재단 이사로 함께 재직한 인연을 소개했다.
회견 직후 고 후보는 희경씨와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고 후보가 “난 니네 둘 때문에 입양포기하고 외롭게 산다. 그래도 내겐 니네 둘이 유일한 핏줄이야. 지금도 니네들 미국갈 때처럼 내 모든 것 뺏긴 것 같이 느껴”라고 하자, 희경씨는 “뺏긴 것처럼 느끼면서 살지 말고 있는 자식에게 잘 해봐요”라고 답했다.
문 후보측은 "고 후보가 반성하지 않고 자신의 부덕을 공작 정치로 몰아가고 있다"며 2일 오전 명예훼손 혐의로 고 후보 측을 상대로 한 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키로 했다.
진보 진영인 조희연 후보 측은 논평에서 "교육감 선거가 정책 대결의 장이 아니라 지극히 비교육적인 공방으로 번지고 있어 심심한 유감을 표시한다"며 "어떤 후보가 진심으로 아이들과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며 서울 교육을 책임질 준비가 돼 있는지 냉철하게 판단해 달라"고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앞서 고 후보의 장녀 희경씨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캔디 고’(Candy Koh)라는 영문명으로 올린 글에서 “혈육을 가르칠 의지가 없으면서 어떻게 한 도시의 교육을 이끌어갈 수 있겠느냐”면서 “서울시 교육감 직책에 출마하는 것은 선을 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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