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포맨 멤버 신용재 세월호 희생 이다운군의
유작 ‘사라하는 그대여’편곡해 불러 음원공개
수익금 전액 기부계획도
유족 “바다 묻혀버린 곡 빛보게 해줘 기뻐”감격
“고마워 다운아! 네 노래를 부를 수 있게 해줘서.”
세월호 침몰 참사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2학년 고 이다운 군이 직접 만들어 불렀던 노래‘사랑하는 그대여’가 그룹 포맨의 보컬 신용재(24)씨 목소리로 재탄생, 30일 공개됐다.
신씨는 30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는 다운이의 진심이 느껴지는 곡”이라며 “다운이가 가족들을 떠올리며 만들었을 노래란 생각에 따뜻하고 아름다운 가사가 더욱 슬프게 느껴졌다”고 자신의 심정을 밝혔다.
노래에는 이군이 직접 쓴 “사랑하는 그대 오늘 하루 참 고생했어요/ 많이 힘든 그대 힘이 든 그댈 안아주고 싶어요/ 지금쯤 그대는 좋은 꿈 꾸고 있겠죠/ 나는 잠도 없이 그대 생각만 하죠”라는 노랫말이 그대로 담겼다. 이군이 자신의 죽음으로 슬픔에 빠진 가족들을 위로하는 듯한 가사 내용이 마음을 울린다.
신씨는 “다운이가 직접 부른 원곡을 TV를 통해 먼저 들었고 어떻게든지 도움을 주고 싶어 방법을 고민하던 차에 가족들이 직접 찾아와 곡 완성을 부탁했다”며 “그때 다운이가 내 팬이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고 흔쾌히 녹음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기타 반주에 노래를 더한 2분 남짓한 이군의 유작 ‘사랑하는 그대여’는 지난달 여동생 다슬(17)양의 휴대폰에서 음악파일로 발견됐다. 고등학교 밴드 동아리 보컬로 꿈이 가수였던 이군에게 미완성 유작이 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작곡가 박근태(42)씨가 연주곡 형태로 바꿔 지난 8일 유족들에게 전달했다. 유족은 이 군이 신씨의 팬이었던 사실을 기억해 기획사를 방문했고 작곡가 박씨로부터 전달받은 연주곡에 신씨가 노래를 더해 곡을 완성해 달라고 부탁했다. 신씨는 “전달받은 연주곡을 원곡의 느낌을 해치지 않는 상태에서 내 감정 표현이 가능한 음역대로 재편곡해 녹음했다”고 말했다.
공개된 음원을 들은 이군의 작은아버지 이기호(38)씨는 “다운이와 함께 바다에 묻혀버린 노래를 세상 밖으로 끌어내 빛을 보게 해줘 너무나 기쁘다”며 “가족들 모두 이 곡으로 아이를 추억할 수 있게 돼 감격스러울 따름”이라고 울먹였다. 그는 특히 “아이의 곡이 다른 유족들에게도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길 바란다”며 “노래의 저작권 수익으로 단원고와 팽목항에 희생된 아이들 이름을 새겨 넣은 추모비와 노래비를 만들어 세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용재씨는 “다운이를 통해 이 비극적인 참사의 슬픔을 더 아프고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며 “진심을 전하는 음악이 무엇인지 다시금 깨닫게 해준 다운이의 노래를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운아, 좋은 노래를 만들어줘서, 그 노래를 부를 수 있게 해줘서, 그리고 나를 좋아해 줘서 고마워. 좋은 곳에서 편히 쉬렴. 이 노래를 듣고 하늘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