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은 학문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과거에는 신분 높은 계층의 권위와 엄숙이 있는 공간이었죠. 하지만 편재되고 익숙한 개념으로 정보를 받아들이는 디지털 세대에게 도서관은 이용하기 편리한 공간이어야 합니다.”
국회도서관 발전방안에 관한 정책연구(2013)와 경기도 대표도서관 운영방안 연구 프로젝트(2014) 등을 진행한 연세대 문헌정보학과 정보ㆍ이용자연구실 ‘아이랩’의 이지연 교수는 “정보의 흐름이 역동적이고 수평적, 쌍방향적인 지식정보 사회의 특징이 도서관 문화에도 반영된다”며 도서관의 탈권위 현상을 분석했다.
그는 몇 년 전 영국의 공공도서관이 ‘정숙’ 표시를 떼고 대중서점을 모델로 커피전문점을 입점시키며 ‘시끄러운 도서관’을 표방한 사례를 들어 “도서관 문화는 사람을 중심에 놓을 때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한국의 도서관이 2000년대 들어 급속히 발달했지만 시설 개선 정도에 비해 전문 인력 확충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인프라가 좋아진 만큼 이제는 소프트웨어 보강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그는 북미와 유럽의 도서관은 도서관의 3대 요소인 시설, 장소, 인력 면에서 모두 이용자 친화적인 모습을 지향하고 있다고 말한다. 예컨대 시카고 공공 도서관은 건축물로서 예술적 가치를 지녀 외관만으로도 시민을 유혹한다. 장소적으로는 사람들이 찾기 쉬운 곳에 위치해야 한다. 북미에서는 쇼핑센터에서도 어렵지 않게 도서관을 찾을 수 있다. 최근 도서관 장서의 핵심은 소장이 아닌 접근성이기 때문에 도서관 이용자의 수요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할 전문 사서의 역할이 중요하다. 캐나다 지역 도서관의 경우 전문 사서의 노력을 바탕으로 충분한 지역의 향토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이 교수는 도서관 정보화와 관련, 이용자를 염두에 둔 서비스가 확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원문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웹사이트를 통해 이용자끼리 상호작용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기능 등을 제공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실제 소셜미디어 기능을 활용해 이용자들과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뉴욕 공공 도서관은 이용자가 소장 장서를 중심으로 자체 커뮤니티를 구축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 교수는 “과거에는 벤다이어그램으로 표현하면 교집합인 도서관을 중심으로 장서, 이용자, 시스템 등을 나열했지만 요즘은 교집합에 이용자를 둔다”며 “결국 학계와 도서관 현장에서 공히 사람을 더 깊이 연구할 때 도서관 문화가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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