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임대소득세는 소유자가 주택을 전세, 또는 월세로 임대해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 과세하는 일종의 소득세다.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있다’는 세정 원칙대로라면 제대로 부과되는 것이 마땅하다. 임대소득세제는 2000년 이래 점진적으로 강화돼왔다. 그 해에 기본적으로 3주택 이상 소유자의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가 소득세법에 반영됐다. 아울러 2주택 이상 소유자에 대해서도 임대주택의 기준시가가 6억원을 초과하면 과세키로 했다.
▦ 2006년엔 기본 과세대상이 2주택 이상 소유자의 임대소득으로 강화됐고, 2009년 이후부턴 2주택 소유자의 임대소득은 물론, 1주택 소유자가 보유주택을 임대하더라도 주택 기준시가가 9억원을 초과하면 과세하는 걸로 소득세법이 개정됐다. 하지만 세제를 강화한 만큼 세금이 제대로 걷히지는 않았다. 임대소득세 자체가 그 동안은 전세를 제외한 채 월세 소득에만 적용됐기 때문이다. 그나마 월세 임대소득은 세입자가 월세 공제를 신청해야만 파악되는데, 현실적으로 그런 경우가 별로 없으니 어찌 보면 구멍이 숭숭 뚫린 세제였던 셈이다.
▦ 정부는 세수 증대를 위해서나, 세정 원칙의 예외 없는 구현을 위해 임대소득세제 개편을 수 년간 꾸준히 모색해왔다. 전세 소득을 제외한 데 따른 과세 불균형 문제를 바로잡는 차원에서도 보완이 절실했다. 지난 2월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을 통해 기존 월세는 물론, 전세에 대한 과세 강화안을 포함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내놓은 배경이다. 하지만 개정안은 6월 임시국회 논의도 되기 전인 벌써부터 천덕꾸러기가 된 느낌이다.
▦ 무엇보다 전ㆍ월세 소득 과세 강화에 대한 우려감 때문에 임대소득을 목적으로 추가 주택을 매입하려던 수요자들이 움츠리게 됐다. 그 결과 지난해부터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각종 조치들의 효력이 순식간에 소멸되면서 주택거래가 최근 들어 다시 꽁꽁 얼어붙었다. 급기야 시장에선 불만이 터져 나오고, 정치권에선 보류ㆍ수정론이 비등해 정책의 신뢰도에 다시 한 번 금이 가게 생겼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중요한 건 타이밍인데, 그걸 맞추지 못한 결과다.
장인철 논설위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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