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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구ㆍ동구청장 선거, 야권 분열로 판세 ‘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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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구ㆍ동구청장 선거, 야권 분열로 판세 ‘혼전’

입력
2014.05.2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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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화 진행중인 진보정치 텃밭… 새누리당, 모처럼 ‘기회’

울산의 기초단체장 선거전 가운데 불꽃이 튀는 곳은 북구와 동구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의 주력 공장이 소재해 노동세력이 강한 곳인데 두 곳의 현직 구청장도 통합진보당 당적이다. 이번 6ㆍ4 지방선거에서 특히 주목 받는 것은 대결구도 때문이다. 과거엔 보수진영이 난립하고 진보진영이 단일화한 구도였다면 이번엔 정반대다. 특히 그간 대결에서 보수-진보간 표차가 크지 않아 현재의 야권분열 구도가 고착된다면 여당 후보 쪽에 승산이 있다는 얘기가 나돈다.

▦북구청장

울산 북구는 상주 근로자 4만여명의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소재해 ‘진보정치 1번지’로 꼽힌다. 울산 광역시 승격 이후 4차례 구청장 선거에서 통합진보당(민주노동당)과 진보성향 무소속 후보가 세번, 새누리당 후보가 겨우 한번 당선됐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구청장과 시의원 모두 통합진보당에서 당선자가 나왔다.

이번 선거엔 새누리당 박천동, 새정치민주연합 김재근, 통합진보당 윤종오 후보 3명이 나섰지만 지난 주까지의 여론조사 결과 새누리당 박 후보와 진보당 윤 후보가 2강 구도로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의 박 후보는 이곳 토박이로 시의원 출신에다 경제학 박사 학위까지 갖췄다. 박 후보는 “새누리당 지역구 국회의원과 소통할 수 있고, 숙원사업을 해결하려면 여당 후보를 찍어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는 여당 후보답게 매곡지방산단 진입로 개설, 국도 7호선 산업로 조기확장 등 산업인프라 조기 조성과 경제활성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새정치연합 김 후보는 현대차 노조 대의원 출신으로 구의회 부의장을 지냈다. 김 후보는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육아종합지원센터 설치 확대, 재난관리체계 확보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노동 현장에서 잔뼈가 굵었고 의정활동에서 뚝심을 길러 민생정치를 책임질 적임자다”라고 밝히고 있다.

현 구청장인 윤 후보는 현직 프리미엄에다 현대차 근로자 출신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공약도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단계적 정규직 전환, 노동자 보호조례 제정, 안심산업단지 만들기 등 ‘노동자’ 문제가 주류다.

윤 후보 측은 “재임기간 일을 잘했다는 평가를 받아 행정 연속성을 위해 재선이 마땅하다고 알리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통합진보당 중앙당은 울산 동구와 북구 두 지역을 전략지로 꼽아 전폭적인 지원 화력을 쏟고 있다.

향후 판세는 보수-진보의 응집력과 진보세력의 확장성에 캐스팅보트를 쥔 김재근 후보의 득표력에 의해 갈릴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야권 단일화 여부는 최대 변수다.

▦동구청장

동구청장 선거에는 새누리당 권명호, 새정치민주연합 유성용, 통합진보당 김종훈, 노동당 손삼호 후보 등 4명이 출마했으나 지난주까지의 여론조사 결과 판세는 새누리당-통합진보당 후보간의 2강 대결구도로 나타났다.

이 지역 역시 노동자 표심 공략이 관건이다. 1998년 노조의 정치 참여가 허용된 후 역대 지방선거에서 내리 3번 노동운동가 출신 야당 구청장(보궐선거 포함)을 배출했으며, 보수 측에 2번의 기회를 뺏긴 후 다시 진보 측이 탈환하는 등 노동세가 강하지만 갈수록 보수화 분위기가 짙어지는 지역이다. 역대 선거에서 보수-진보 간 득표율 차도 5% 이내였다. 특히 이번엔 1여-3야 구도여서 결과가 주목된다.

새누리당 권 후보는 이 지역 토박이로 구의원을 거쳐 시의회 부의장을 지냈다. 그는 ‘도약하라 동구, 쾌적하고 안전한 창조도시 동구’를 슬로건으로 권역별 주차장 건립, 동구문화원 신축, 사내협력업체 근로자 처우개선, 동구보훈회관 건립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권 후보는 “민심은 국가예산을 잘 따낼 수 있는 새누리당을 원한다”며 “주민을 위한 다양한 공약을 현실화시켜 동구 발전을 견인하겠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성용 후보는 당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다. “해양환경과 산업시설을 융합해 해양관광 자원화, 특성화된 재래시장 환경개선을 통한 지역상권 복원 및 활성화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통합진보당 김종훈 후보는 시의원을 거친 현직 구청장이다. 김 후보는 그간 구청장직을 무난히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3년간 추진한 노동자ㆍ서민을 섬기는 행정, 주민의 인권을 보장하는 행정, 주민의 참여를 통한 지방자치의 정착을 앞당기는 진보정치의 실험은 계속돼야 한다”면서 “사람중심 안전도시, 생명존중 행복도시 동구를 만들기 위해서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노동기념비 설치, 안전체험센터 확대, 영유아 플라자 건립, 도시재생사업의 주민참여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노동당 손삼호 후보는 현대중공업 노조 수석연구원을 맡고 있다. 그는 “노동자를 대표하는 후보로 동구 자족도시 건설을 추진하기 위해 출마했다”고 밝히고 있다. 7080 노동자 권익 보호, 비정규직 차별 철폐, 상인대학을 설치 등을 약속했다.

그간 동구청장 선거에서는 노동자 표심이 당락을 갈랐지만 이번엔 야권 분열로 파괴력이 희석될 전망이다. ubc울산방송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7, 18일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권 후보는 32%, 김 후보가 31.4%로 1, 2위를 차지하는 등 박빙 승부가 예상된다.

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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