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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장 밖에서 자유를 노래, 마야 앤절로 영원히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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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장 밖에서 자유를 노래, 마야 앤절로 영원히 잠들다

입력
2014.05.2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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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민시인, 가수로 학자로…

영화 ‘뿌리’배우로도 출연

여성·흑인 인권 위해 평생 헌신

미국 흑인 문학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전방위 예술가인 마야 앤절로가 28일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윈스턴 살렘 자택에서 86세로 생을 마감했다.

한국에서는 에세이 딸에게 보내는 편지로 잘 알려져 있는 앤절로의 타계에 부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우리 시대 가장 밝은 빛 중 하나였던 고인을 기리는 전세계 수백만 명과 함께 한다”며 “어머니가 이복 여동생의 이름을 마야라고 짓는 데 고인이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아침 가정부가 숨진 앤절로를 발견했다. 고인은 심장질환이 있었지만 정확한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미 중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태어난 앤절로는 세 살 때 부모가 이혼하면서 오빠와 함께 남부 아칸소주의 친할머니 집에 보내졌다. 7세 때 성폭행 당한 충격으로 4년 동안 말을 하지 않았고 17세에 미혼모가 돼 결국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하는 등 순탄치 않은 성장기를 보냈다.

앤절로는 가수, 작곡가, 연극배우, 극작가, 영화배우, 영화감독, 영화제작자, 여성운동가, 흑인 인권운동가, 저널리스트, 역사학자, 대학교수, 교육가, 강연가 등 다양한 직함을 갖고 있다. 여섯 권의 회고록 시리즈를 발표하며 퓰리처상과 전미도서상도 받았다. 영화 ‘조지아, 조지아’의 각본과 음악을 맡았고, 영화 ‘뿌리’에 출연해 에미상 후보에 올랐다. 조지 거쉰의 오페라 ‘포기와 베스’에서도 배역을 맡았다. 미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앤절로를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으로 꼽았다.

그의 활동 중 전세계에 울림을 주었던 것은 1969년 낸 회고록 첫 권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였다. 아직도 깨지지 않는 3년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기록을 가진 이 책은 세 살 때부터 열여섯 살까지 유년기에서 사춘기에 이르는 자신의 삶을 진솔하게 담고 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 선정 100대 논픽션에도 들었다.

여성과 흑인 인권 문제에도 꾸준한 관심을 보인 그는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 취임 때 축시를 낭송했고, 2011년 대통령 자유 메달을 받았했다. 30개 이상 대학의 명예학위를 받았고, 노스캐롤라이나주 웨이크포레스트대학 미국학 종신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국보를 잃었고 힐러리와 나는 사랑하는 친구를 잃었다”고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고인이 “평화와 평등을 북돋우고 미국 문화를 풍성하게 만들었다”고 조의를 표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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