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철 코치의 충고 “젊은이여, 직구를 던져라”
현역 시절 한화 에이스 정민철(42) 투수코치가 던진 바깥쪽 직구는 알고도 못 쳤다. 타이밍이 맞았다 싶어도 파울. 볼 끝이 살짝 떠올라 헛스윙 삼진 당하기 일쑤였다. 박경완 SK 2군 감독은 “직구만 놓고 보면 정민철이 최고였다. 선동열 감독님의 공은 돌덩이를 받는 느낌이었고, 정민철의 직구는 떠오르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정민철은 개인 통산 393경기에 등판해 161승128패를 기록했다. 일본 무대에 진출하지 않았다면 송진우 한화 2군 코치가 갖고 있는 한국 프로야구 최다승(210승) 기록을 충분히 넘어설 수 있었다. 그런 정 코치가 젊은 투수들에게 조언을 했다. 타고투저 현상이 뚜렷한 올 시즌. “직구를 더 연마하고, 직구를 더 자신 있게 던져라”고 했다.
정 코치는 “요즘의 젊은 투수들은 자기 만의 확실한 무기가 없다. 변화구는 1개만 잘 던지면 되는데 너무 많은 구종을 갖추려 한다”며 “예전에 비해 캐치볼 하는 시간, 불펜 피칭하는 시간이 줄었다. 더 절박하게 직구를 연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컷패스트볼, 싱킹 패스트볼, 포크볼,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던질 줄 아는 투수들이 많아졌다. 학창 시절부터 메이저리그 영상을 접하다 보니 손기술이 놀라울 정도로 좋아졌다.
하지만 정작 투구의 기본인 직구 위력은 기대 이하다. 상ㆍ하체 모든 힘을 써서 원하는 곳에 강속구를 꽂아 넣을 수 있는 능력이 퇴보됐다.
정 코치는 “타자가 가장 혼란스러울 때는 직구를 못 쳤을 때다. 직구가 올 줄 뻔히 알면서도 파울 타구가 나오면 머릿속이 복잡하게 된다”며 “마이너리그 젊은 투수들은 무조건 초구, 2구로 직구만 던진다. 힘이 충분한 경기 초반에는 칠 테면 치라고 광속구를 던진다”고 했다.
정 코치는 그러면서 “어린 투수들은 확실한 자기 메뉴가 있어야 한다. 강력한 직구, 그리고 변화구 1개만 장착하면 된다”며 “손장난(다양한 변화구 구사)은 30대에 해도 충분하다. 우리 팀 젊은 투수들, 다른 구단 젊은 투수들에게도 이 얘기는 꼭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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