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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 수술, 꼭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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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 수술, 꼭 해야 하나요

입력
2014.05.2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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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을 해야 하나, 좀더 참아야 하나.’ 허리나 목이 아픈 사람들이 한번쯤은 고민하는 문제다. 주위에서는 젊을 때 수술하면 재발한다고 말하고 병원은 무조건 수술을 시키니 믿어선 안 된다고 말한다. 환자 스스로도 수술만은 피하고 싶어 한다. 한편에선 요즘은 수술기법이 많이 좋아져서 가볍게 수술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도대체 진실은 무엇일까. 척추 환자들은 이 어려운 결정에 혼란스럽고 짜증이 나기까지 한다.

척추 수술의 효과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는 매우 좋은 편이다. 대부분의 질환에서 수술 후 80~90% 이상이 수술 전보다 좋아진다고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이 통계에는 함정이 있다. 수술 효과를 환자가 수술 받은 후 평생에 걸쳐 조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때문에 단순히 수술이 모든 척추 질병에 좋은 치료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게다가 척추 수술을 받은 환자 중 5~10% 정도는 수술 후 호전이 없거나 오히려 증상이 악화하는 경우도 있다.

수술 치료를 꺼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개 이렇다. 척추의 병 때문에 생기는 통증은 시간을 두고 관찰하면 90% 이상 좋아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런 관찰 연구 보고도 많이 나와 있다. 게다가 요즘은 수많은 약과 주사치료, 각종 물리치료 등 다양한 비수술적 치료법들이 많다. 그러니 수십 년 전보다는 비수술적 치료법의 효과도 적잖이 좋아졌으리라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목이나 허리 통증 때문에 6개월 이상을 누워 있거나 병원을 오가도 될 만큼 한가한 사람이 있을까. 이 역시 일리 있는 주장이다. 상대적으로 오래 걸리는 비수술 치료를 받기보다 수술로 빨리 털고 일어나야 생업에 그나마 지장이 덜할 거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성싶다.

의사의 시각에서 보기에 환자들이 척추 수술을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결정적인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고 생각된다. 몇몇 질환을 제외하면 척추 질환은 대개 치료가 늦어서 목숨이 위태로워지거나 치명적인 장애가 남는 경우가 드물다. 또 최근 척추 수술 관련 의사들의 판단 기준이 각 병원마다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 때문에 수술 결정은 대부분 증상의 정도와 환자의 판단에 의존하게 된다. 비교적 증상이 가벼워 보이는데도 수술을 하거나, 아주 심해 보이는데도 수술을 하지 않는 현상이 종종 생기는 것은 이러한 이유라고 본다.

척추에 병이 났을 때 수술해서는 안 된다는 주변의 말에 저절로 좋아지기만을 기대하거나 반대로 무조건 수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필자는 대개 주사치료를 먼저 해보고 효과가 만족스럽지 않거나, 마비 증세가 있을 때 수술을 권한다.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환자 중 50% 정도는 수술 없이 주사치료로 성공적으로 낫게 할 수 있다는 연구 보고도 나와 있다. 주사치료를 시도해본 뒤 수술을 한다고 수술에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니다.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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