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허리디스크ㆍ급성요통 환자, ‘거꾸리’ 사용 주의해야
허리디스크나 척추분리증환자가 운동기구 ‘거꾸리(Inversion Table)’를 이용할 경우 증상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거꾸리는 신체를 상하 거꾸로 상태를 유지하게 도와주는 운동기구다. 특히 하중으로 압박 받던 척추 견인효과를 통해 요통을 개선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거꾸리의 요통완화효과를 두고 해외의학계에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먼저 APTA(America Physical Therapy Association, 미국물리치료연합)는 2011년 저널을 통해 12주간 고도요통환자, 중등도 요통환자, 만성 요통환자에게 거꾸리 운동을 실시한 후 통증개선도를 측정한 결과 만족도점수가 ‘C’로 매우 저조하다고 발표했다.
메이요 클리닉의 정형외과 전문의 에드워드 라스코우스키 박사는 “거꾸리가 척추에 견인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맞지만 몸을 뒤로 젖히는 운동각도가 커질수록 척추근육과 인대가 과도하게 긴장되면서 오히려 척추의 연부조직에 손상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뒤로 젖히는 운동각도가 180도까지 넘어가면 척추체 사이가 늘어나면서 척추의 정렬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필재 부천하이병원 척추센터소장 역시 “압박됐던 척추가 풀어지고 운동과정에서 허리의 유연성이 회복되기 때문에 척추관협착증, 스트레스성 요통 환자에겐 통증이 저하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효과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러한 효과만 믿고 거꾸리를 장시간 사용하다가는 오히려 척추가 과신전 돼 통증이 더 가중될 수 있으니 아직 원인이 불분명한 급성요통환자의 경우 거꾸리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이 때문에 임상의들은 허리디스크, 척추분리증, 척추골절 환자의 거꾸리 사용을 금하고 있다. 대부분의 척추관절 전문병원은 척추의 정렬을 조정하는 3D평형감압기나 환자의 체위변경 유도, 카이로프랙틱(도수치료) 등의 물리치료법을 통해 요통환자를 치료한다. 거꾸리를 이용하는 의료기관은 거의 없다.
전문의들은 요통을 완화하고 척추를 튼튼하게 하고 싶다면 거꾸리보다 걷기운동 등을 추천했다. 신필재 소장은 “걷기운동은 척추기립근과 요방형근 등이 강화하고 무릎관절, 디스크, 물렁뼈 등에 충격도 적게 주는 편”이라며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1989년 ‘요통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운동법으로 걷기운동을 적극 추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정용운기자 sadzoo@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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