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300km 강행군
“관료지상주의로는 안전 문제든 보육 문제든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
남경필 새누리당 경기지사 후보는 27일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의 보육교사 교육공무원화 공약 논란에 대해 이런 입장을 밝혔다. 그는 “관료사회의 병폐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정통 관료 출신인 김 후보가 경기도의 미래를 책임지는 적임자가 될 수 있겠느냐”고도 했다. 남 후보는 그러면서 새누리당 내에서도 항상 개혁과 혁신에 앞장서 왔던 자신이 경기도의 미래를 맡을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야당 후보 같은 여당 후보
7박 8일의 남은 선거운동 기간‘남경필표 무한도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총력전에 들어간 첫날 오전 7시. 하얀색 점퍼에 검은색 바지를 입은 남 후보가 경기 과천 소방서 삼거리에 있는 유세차에 올라 지지를 호소했다. 신호 대기 중이던 빨간 소형차 안에 있던 젊은 주부는 아이와 함께 남 후보를 향해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앵그리 맘’의 표심이 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남 후보에게는 예외인 듯 보였다.
경기대 수원캠퍼스에서 열린 경기지역 대학교 총학생회 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이어졌다. 대학생들과 캠퍼스 잔디밭에 둘러 앉은 남 후보는 취업과 등록금, 주거문제 등에 대해 허물 없이 대화를 나눴다. 대화 도중 남 후보가 꺼낸‘슈퍼맨 펀드(청년실업대책으로 800억 펀드를 조성하고 기업 최고경영자 등이 멘토가 되는 것)’나 ‘빅파이 프로젝트(경기도 31개 시ㆍ군 및 26개 산하기관에 흩어져 있는 정보를 수집ㆍ통합해서 쉽게 검색ㆍ활용할 수 있도록 맞춤형 정보 재구성해 무료 제공하는 것)’등은 이번 선거를 시작하면서 던진‘혁신’이라는 화두의 대표적 사례들이다. 남 후보는 이런 공약을 소개하면서 자신이 주도했던 경제민주화실천모임 활동 이야기를 곁들였고, 일부 대학생은 새누리당 후보답지 않다는 듯 그의 과거 이야기에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다.
“중도층과 여권 성향 숨은표 끌어내기가 과제”
남 후보는 세월호 참사 이후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에 “눈빛은 분명 지지를 보내고 있는데 적극적으로 표현을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여권 성향의 ‘숨은 표’가 늘고 있다는 생각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남 후보의 이런 의중은 선거운동 시작 후 동선에서도 반영되고 있다.
남 후보는 중도층 끌어안기는 물론 ‘집토끼’표심 단속을 위한 안보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이날 경기 남부인 수원과 과천에서 오전 일정을 마친 남 후보가 경기 동북부인 의정부 306 보충대에 들러 입대 장병을 배웅하고, 경기 서부로 300km가 넘는 동선을 잡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였다. 캠프 관계자는 “텃밭은 텃밭대로 다지고 남 후보의 적극 지지층인 중도층에 대한 호소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동선을 짜다 보면 평균 300km 이상의 강행군이 불가피하다”고 귀띔했다.
306 보충대에서 안보 행보를 마친 남 후보는 파주와 고양, 김포로 이동해 토크쇼 형식의 이벤트를 통해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최근 3040세대의 급속한 유입으로 판세가 새누리당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은 곳이지만 정면 돌파에 나선 것이다.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가 있는 만큼 진정성을 보여준다면 3040 표심도 충분히 공략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토크 콘서트 현장에 모여 있던 시민들 사이에서는 쓴 소리도 나왔지만, 진지한 표정의 남 후보를 보면서 “TV에서 보는 것보다 무게감이 있다”는 얘기도 들렸다.
시민들과 스킨십에 이어 각 지역의 새누리당 기초단체장 후보들과 정책협약식을 마친 남 후보는 인근의 마을회관에서 숙박하며 고된 행군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숨가쁜 하루 일정을 마쳤다.
과천ㆍ수원ㆍ의정부ㆍ파주=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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