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실종자 수가 27일까지 엿새째 16명에 멈춰 섰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범대본)는 실종자 가족들의 동의를 얻어 선체 일부를 잘라내고 수색 작업을 막고 있는 장애물을 제거하기로 했다. 참사 42일째인 이날 범대본은 민간 전문가, 수중수색 현장지휘관, 실종자 가족 등과 회의를 열어 29일 4층 선미 다인실 부분 선체 외벽을 절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4층 선미 다인실은 주로 단원고 여학생들이 머물렀던 곳이다.
범대본에 따르면 구명조끼 보관함 등 장애물이 쌓여있는 4층 선미 우현 외벽을 너비 4.8m, 높이 1.5m 크기로 제거할 계획이다. 2명씩 짝 지은 잠수사들은 고압산소를 쏘면서 불을 붙여 금속을 자르는 산소아크절단법으로 7㎜ 두께의 철판을 잘라낸다.
선체 절단 작업을 위해 민간 잠수사 20여명이 추가로 합류한다. 작업에는 10~12명이 교대로 투입된다. 범대본 관계자는 “하루 4회 수중 작업이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 절개 작업에 1~2일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범대본은 선체 밖으로 장애물을 들어내기 위해 도르래의 일종인 전동 윈치(winch)와 에어백을 사용할 계획이다. 잠수사가 장애물을 넣은 망을 줄에 매달면 수면 위에서 윈치로 줄을 당겨 끌어올리거나 장애물을 묶은 에어백에 공기를 넣어 떠오르게 하는 식이다.
그간 크레인을 이용한 장애물 제거가 논의됐으나 실종자 가족들이 반대해 왔다. 장애물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선체를 건드려 실종자가 유실될 위험이 있고, 잠수사에게 공기를 공급하는 호스가 꼬여 기존 수색 작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단점 때문이다.
크레인보다 크기가 작고 끌어올리는 속도도 느린 윈치는 이런 문제점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범대본의 설명이다. 또 윈치와 에어백을 사용하면 장애물을 치우면서 수색 작업을 병행할 수 있다. 범대본이 여기에 강한 자석이 부착된 그물망으로 절개 부위를 감싸는 등 실종자 유실 방지 대책을 제시하자 실종자 가족들도 선체 절단과 장애물 제거에 동의했다. 실종자 가족대책위 법률대리인인 배의철 변호사는 “정부가 실종자 유실 방지를 최우선으로 해 작업을 하겠다고 다짐했고 엿새째 수색이 답보 상황이어서 가족들이 (선체 절단에)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도=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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