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베트남이 영유권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에서 선박끼리 대치 중인 가운데 양국 선박 충돌로 26일 베트남 어선이 침몰했다. 베트남내 반중 시위로 최소 2명의 중국인이 숨진 데 이은 이번 사건으로 양국간 갈등이 더 깊어질 전망이다.
베트남의소리(VOV) 방송에 따르면 중국 선박이 이날 오후 4시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베트남명 호앙사, 중국명 시사군도) 부근 해역에서 베트남 어선을 들이받아 침몰시켰다. 베트남 당국은 중국 선박 40여척이 베트남 어선을 포위한 채 선체로 들이받아 침몰시켰다고 설명했다. 어선에 타고 있던 베트남 선원들은 전원 구조됐다.
사건이 일어난 장소는 중국이 최근 베트남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심해 석유시추 설비 ‘중국해양석유981’설치를 강행하고 있는 남중국해 해역에서 남서쪽으로 17해리 떨어진 곳이다. 베트남 다낭시 어업협회장 트란 반 린은 이에 대해 “살인 미수 행위”라며 비난했고, 휘엔 응옥 선 베트남 국회부의장도 “테러”라며 중국에 항의했다.
그러나 중국 신화통신은 베트남 어선이 중국 어선을 들이받으면서 간섭하다 전복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중국의 정상적인 작업에 대한 베트남의 불법적인 방해는 모두 헛수고며 결국 자기 이익을 해칠 뿐이란 게 증명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이번 사건과 관련, “극도로 위험한 행위”라고 비판한 데 대해서도 “혼란한 틈을 타 한몫 보자는 심리로,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한편 중국은 파라셀 군도에서 벌이고 있는 석유시추 공사의 1단계 공사를 마무리했다고 신화망(新華網)이 27일 전했다. 시추작업을 맡은 중하이(中海) 유전도 1단계 공사를 통해 석유시추와 관련된 지질 데이터를 확보하고 2단계 공사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시작한 시추 공사는 오는 8월 중순까지 계속된다. 중국은 현재 120여척의 선박과 군함ㆍ항공기까지 동원, 시추설비 주변에 차단선을 구축한 채 베트남 선박의 접근을 막고 있는 상황이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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