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과 함께 H조에 속한 벨기에, 러시아가 실전 점검을 했다. 두 팀은 나란히 첫 평가전에서 승전보를 올렸다. 벨기에는 27일(한국시간) 벨기에 헹크의 크리스털 아레나에서 열린 룩셈부르크와의 평가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한 로멜루 루카쿠(21ㆍ에버턴)의 맹활약을 앞세워 5-1로 완승했다. 또 러시아는 같은 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페트로프스키 스타디움에서 슬로바키아를 1-0으로 이겼다. 주전 스트라이커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32ㆍ제니트)가 후반에 교체 투입된 뒤 결승골을 터뜨렸다.
●루카쿠-케르자코프, 경계 0순위
간판 공격수들의 발끝은 역시 예리했다. 루카쿠는 53분만에 3골을 터트리는 ‘킬러 본능’을 뽐냈다. 191㎝에 94㎏의 단단한 몸을 자랑하는 루카쿠는 높이와 파워에서 상대 수비진을 압도했다. 저돌적이고 빠른 움직임으로 2선 공격수들의 패스를 살려 매번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특히 후반 9분 3번째 골 장면에서는 수비수 2명을 제치면서 골 지역 왼쪽 부근까지 다가간 뒤 정확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라 동료의 도움 없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도 갖췄음을 과시했다.
케르자코프는 후반 막판까지 득점 없이 팽팽히 맞설 때 막심 카눈니코프(23ㆍ암카르 페름)의 크로스를 정확한 헤딩슛으로 연결해 승부를 갈랐다. A매치 25번째 골로 1골만 추가하면 러시아 선수로 A매치 최다 골과 타이를 이룬다. 이 부문 1위는 은퇴한 블라디미르 베스차트니흐의 26골이다. 176㎝, 76㎏로 체격은 크지 않지만 탁월한 위치 선정과 운동 능력을 갖춰 골 사냥에 최적화된 스트라이커로 평가 받고 있다.
●허점은 러시아 공격 - 벨기에 수비
러시아의 수비 조직력은 견고했다. 러시아는 공격진-미드필더진-수비진의 간격을 좁혀 공격진이나 중원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구사했다. 수비와 달리 공격은 무뎠다. 경기 자체가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로 활력이 없었다. 문전에서 공격수들이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고, 해결사도 나타나지 않았다. 후반 중반에 투입된 케르자코프가 없었다면 무득점에 그칠뻔했다. 파비오 카펠로(68) 감독은 경기 후 “수비는 만족하지만 공격을 불만”이라고 총평했다.
벨기에는 막강한 화력을 자랑한 반면 수비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빈센트 콤파니(28ㆍ맨체스터 시티), 토마스 베르마엘렌(29ㆍ아스널), 토비 알데르베이럴트(25ㆍ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얀 베르통언(27ㆍ토트넘)의 포백 라인은 이름값이나 실력으로 볼 때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잦은 실수를 범했다. 1-0으로 앞선 전반 13분 베르마엘렌은 아우렐리엔 조아킴과의 몸싸움에서 맥 없이 밀리며 동점골을 허용했다. 3분 뒤에는 콤파니가 골키퍼에게 공을 받는 과정에서 주위를 살펴보지 않다가 조아킴에게 뺏겼다. 이후에는 중앙 수비수와 미드필더 사이에서 공간을 내주면서 슈팅을 내주는 장면이 몇 차례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벨기에가 수비 실수로 룩셈부르크에 동점골을 내준 게 월드컵 H조 경쟁국인 알제리, 러시아, 한국에 용기를 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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