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남은 아이들이 제대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이강래(60ㆍ사진) 원광대 경영학부 교수가 청소년복지 증진에 이바지한 공로로 27일 여성가족부로부터 ‘국민훈장’을 받는다.
“그동안 청소년들이 성취감과 자신감을 느낄 수 있도록 미약한 힘만 보탠 것 뿐”이라고 겸손해 하는 이 교수는 지난 1997년 5ㆍ18민주화운동 동지들과 함께 광주광역시에 (사)맥지(麥志)청소년사회교육원을 설립, 지금까지 사재를 털어 위기 청소년을 돕고 있다.
그가 청소년의 수호천사가 된 것은 교수직을 준비하던 1980년대 중반. 고등학교 2, 3학년 동안 결석 일수가 200일이 넘을 정도로 남다른 학창 시절을 보냈기에 학업중단 청소년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았고 겉도는 아이들이 안타까웠다.
이 교수는 1989년 교수로 임용된 뒤부터 본격적으로 학교 밖 아이들을 돕기 시작했다. 사재를 투자한 것은 물론 ‘부콤’(Business Community)이란 이름으로 200여개 기업체의 후원을 끌어냈다.
이 교수는 가출과 성매매, 게임중독, 폭력 등으로 위기에 처한 청소년들을 정기적으로 만나며 ‘삼촌’이나 ‘아버지’가 돼줬다. ‘문제아’였던 학생들이 모범생으로 변해갔다. 이렇게 인연을 맺은 학생만 2,000여명에 이른다.
맥지교육원은 아이들이 온 힘을 다해서 나누고 베푸는 정신을 갖도록 하자는 의미로 ‘최혜자(最惠者) 정신’을 내걸었다.
이 교수는 동료와 함께 청소년수련관, 힐링센터, 방과 후 아카데미, 중장기여성쉼터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1999년부터는 매년 ‘위기청소년 영상페스티벌’도 열고 있다.
지난해에는 교육부와 함께 학교폭력 피해자 치료센터인 ‘맥지청소년힐링센터’를 만들어 전문상담교사가 직접 피해현장을 찾아 상담치료를 하고 있다.
특히 영상매체에 익숙한 청소년들을 고려해 ‘희망 낳기’와 ‘컴백 홈’, ‘하얀 물고기’ 등 미혼모와 가출, 성매매를 주제로 한 영화를 만들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문제학생들이 직접 연기에 참여한 이 영화들은 전국 학교에서 상영됐다. 올해는 게임중독 예방영화인 ‘위너’를 제작하기 위해 성금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교수는 “소망은 편견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는 것”이라며 “도움을 받은 아이들이 커서 다른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그게 내 행복이다”고 말했다.
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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