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오른손 투수 조시 베켓(34)이 자신의 생애 처음이자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첫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베켓은 26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 9이닝을 혼자 책임지면서 단 하나의 안타도 내주지 않고 무실점으로 막아 다저스의 6-0 승리를 이끌었다.
128개의 공을 던진 베켓은 9회말 2사에서 지미 롤린스를 볼넷으로 출루시키기 전까지 23명의 타자를 연속으로 범타 처리하는 완벽한 투구로 노히트노런의 위업을 이뤘다. 볼넷은 3개만 허용했고, 삼진은 6개를 잡았다.
베켓의 노히트노런은 팀 통산 21번째(로스앤젤레스 다저스로는 11번째) 기록이다. 다저스의 가장 최근 노히트노런은 1996년 노모 히데오가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기록한 것이었다. 다저스의 전설 샌디 쿠팩스는 4차례 노히트노런을 수립했다.
필라델피아로선 1969년 4월 18일 이후 35년 만에 처음으로 안방에서 노히트노런의 수모를 당했다.
베켓은 92마일(148㎞) 안팎의 직구와 느린 커브로 2명의 전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와 4명의 전 올스타 선수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타선을 요리했다. 5회말 워닝트랙에서 잡힌 도모닉 브라운의 타구를 제외하고는 잘 맞힌 타구도 거의 없었다.
베켓은 9회말 대타로 나선 토니 그윈 주니어를 유격수 뜬공, 발 빠른 벤 리비어를 1루수 땅볼로 돌려세우고 노히트노런까지 아웃 카운트 단 1개만을 남겨뒀다.
롤린스를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으로 내보낸 베켓은 다음 타자 체이스 어틀리와도 어려운 승부를 이어갔다. 풀카운트 승부까지 이어지자 다저스의 포수인 드류 부테라가 마운드로 올라와서 베켓과 잠시 얘기를 나눴다.
이후 베켓은 94마일(151㎞)짜리 회심의 직구를 던졌고 어틀리는 바라보기만 했다. 심판인 브라이언 나이트는 스트라이크를 선언, 대기록 달성에 마침표를 찍었다.
3차례 올스타 선정, 2003년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베켓은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이었던 2007년에는 20승 고지를 밟기도 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오른손 투수 중 한 명이었던 베켓은 그러나 2009년 이후로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2년 다저스로 트레이드된 베켓은 지난해에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5패 평균자책점 5.19를 기록한 뒤 같은 해 5월 13일 등판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수술과 재활을 거듭한 끝에 올해 다저스의 5선발 자리를 꿰찬 베켓은 올 시즌 잘 던지고도 유난히 득점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첫 6경기에서 1패만을 기록했다.
그러나 베켓은 지난 14일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서 1년 7개월여만에 승리투수가 되며 '불운의 아이콘'이라는 딱지를 떼어버렸다. 아울러 이날 노히트노런과 함께 시즌 3승째를 수확하며 제2의 전성기의 도래를 알렸다.
다저스는 1회초 2사 2루에서 애드리안 곤살레스의 2루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2회 선두 타자 저스틴 터너가 중월 솔로 홈런으로 다시 한 점을 달아난 다저스는 이리스벨 아루에바레나의 적시타로 점수 차를 3-0으로 벌렸다.
7회에는 볼넷와 상대실책 등으로 만든 무사 1, 3루에서 야시엘 푸이그의 2루타, 곤살레스의 우전안타가 이어지면서 3점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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