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보수 텃밭’이라는 수도권 핵심 지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수도권 전투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의 강남권, 경기의 북부 외곽권, 인천의 서북 도서권 등은 전통적으로 새누리당 텃밭으로 분류되지만 6ㆍ4지방선거에서는 세월호 여파의 직격탄을 맞아 맥을 못 추고 있다.
서울의 경우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가 보수의 핵심 텃밭이라는 강남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에서 좀처럼 지지세를 얻지 못하고 있다. 중앙일보가 20, 21일 실시한 여론조사(해당지역 유권자4800명 대상 유선전화 조사ㆍ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46% 포인트, 응답률 33.0%)에서 정 후보는 강남ㆍ동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에 약 10%포인트 뒤쳐졌다. 내일신문이 16일에서 20일까지 수도권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수도권 1,500명 대상 유ㆍ무선 전화 조사, 오차범위는 95%신뢰수준에 ±4.4% 포인트, 응답률 5.7%)의 경우 서울 동남권에서 정 후보 지지율(28.5%)은 박 후보(41.9%)보다 약 13%포인트 낮게 나타났다.
정 후보가 강남4구에서 박 후보에게 밀리는 데는 세월호 여파가 적잖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 후보가 보수성향이 강한 강남4구마저 박 후보에게 뒤쳐지면서 정 후보와 박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더 벌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경기에서는 의정부를 비롯한 경기 북부 접경지역에서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가 의외로 격차를 벌이지 못하고 있다. 중앙일보 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남 후보는 북부 외곽권에서 38.4%로 새정치연합 김진표(33.2%)후보를 5.2%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경기 전 지역에서 남 후보와 김 후보가 39.2%대 30.7%로 8.5% 포인트의 격차를 보인 점을 감안하면 남 후보가 전통적인 텃밭에서 지지를 확보하지 못해 격차를 더 벌이지 못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인천에서도 도서지역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앙일보 조사의 경우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는 인천 전 지역에서 35.1%의 지지율을 확보했지만 서부권에서는 32.8%에 그쳤고 내일신문 조사에서도 유 후보의 서부권 지지율은 20.6%로 전 지역 지지율(24.3%)에 미치지 못했다.
이런 결과는 세월호 여파로 여당 성향의 유권자가 대거 부동층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윤희웅 민 정치컨설팅 여론분석센터 센터장은 “세월호 사고 이후 여권성향 유권자들이 여권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출하는 게 제약되는 상황”이라며 “여론조사와는 달리 실제 선거 때 해당지역에선 여권에 대한 지지율이 더 반영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새누리당 지지층이 실제 부동화하지 않더라도 여론조사에서는 잡히지 않는 ‘숨은 2%’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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