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계모 의붓딸 학대치사’사건으로 각각 징역 10년, 3년을 선고 받은 계모와 친아버지가 항소심과 별도로 법정에 서게 됐다.
칠곡 계모 사건을 수사해 온 대구지검 형사3부는 지난해 8월 의붓딸(8)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 등)로 기소된 경북 칠곡군 계모 임모(36)씨와 친부 김모(38)씨를 아동학대와 강요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지난 4월 1심 재판 선고를 앞두고 “계모가 세탁기에 넣고 돌렸다” “친아버지가 죽어 가는 동생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보여 주었다”는 등의 의혹에 대해 추가 수사에 착수, 의혹의 상당부분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기소에 따른 재판은 학대치사사건에 대한 항소심과 별도로 대구지방법원에서 6월 2일 첫 재판이 열린다.
이밖에 ‘옷 벗긴 뒤 사진 찍어 협박하기’, ‘물고문’ 등의 학대행위가 지속적으로 가해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검찰은 “피해아동의 심리상태를 고려해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계모 임씨는 2012년 여름부터 8살짜리 의붓딸을 학대해 오다 지난해 8월 발로 배를 마구 밟아 숨지게 한 죄로 징역 10년, 친아버지 김씨는 임씨의 학대를 방조하거나 함께 폭력을 행사한 죄로 징역 3년을 선고 받고 항소했다.
한편 25일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학대로 목숨을 잃은 아동은 22명으로 2001년 기관이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많았다. 장화정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이 23일 한국아동복지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아동학대의 현황과 쟁점’에 따르면 지난해 남자아동 7명 여자아동 15명이 학대로 사망, 2011년 13명, 2012년 10명에서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0세가 8명, 2세가 5명으로 절반 이상이 영아였다. 2세 이하 아동은 학대 사실이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학대 받는 영유아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방안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2001∼2013년 아동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모두 119명으로 1년에 9.2명 꼴이었다. 전체 아동학대 판정건수 역시 2011년 6,058건에서 2012년 6,403건 2013년 6,796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장 관장은 “칠곡사건 이후 야간 아동학대 신고건수만 400%가 늘었지만 상담원이 부족하다”며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지방자치단체 사업으로 운영되다 보니 예산과 인력 배치가 13년째 제자리걸음”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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