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보름 새 1조원 넘게 투자수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 주식이 급증한 덕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그룹 계열사 14개사에 대한 국민연금의 투자지분 평가금액이 약 보름 만에 1조2,000억원가량 늘었다. 이는 국민연금이 공시를 통해 5% 이상 지분을 보유했다고 신고한 삼성그룹 계열사 14곳의 지분 평가액을 살펴본 결과다.
비교 시점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심장 수술로 입원하기 전날인 9일과 가장 최근인 23일. 국민연금의 삼성그룹 계열사에 대한 지분 평가액은 9일 19조2,000억원에서 10거래일 후인 23일에는 20조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종목별로 삼성전자(지분율 7.00%)의 지분 평가액이 13조7,700억원에서 14조7,300억원으로 늘어 증가 규모(9,600억원)가 가장 컸다. 국민연금이 지분의 12.97%를 보유한 삼성물산의 지분 평가액도 같은 기간 1조3,500억원에서 1조4,300억원으로 800억원 증가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삼성물산 우선주까지 고려하면 840억원가량 불어난 것이다.
삼성증권(지분율 7.19%)과 삼성엔지니어링(지분율 6.93%)의 지분 평가액도 모두 540억원 늘었다. 특히 삼성증권의 경우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관련 기대감 외에도 최근 삼성자산운용 지분 전량 매각 이슈가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호텔신라(250억원) 삼성중공업(240억원) 삼성SDI(230억원) 등에서도 지분 평가액이 큰 폭으로 늘었다. 다만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이슈에서 상대적으로 주목 받지 못했던 삼성전기(-120억원) 삼성테크윈(-30억원)의 지분 평가액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 주식은 대형 우량주로 분류돼 국민연금 등 안정적인 주식 투자를 선호하는 국내외 기관들의 주요 관심 대상이다. 하지만 최근 삼성그룹의 주가가 크게 오른 점, 일부 계열사의 성장 둔화 우려 등으로 추가 투자는 부담스럽다는 시각도 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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