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센티브 통해 격려해주길 희망" 해명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비공식석상에서 ‘민간 잠수사가 시신 수습 시 1구당 500만원을 받는다’고 발언한 것으로 25일 알려지면서 실종자 가족들과 잠수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민 대변인은 전날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민간 잠수사가 일당 100만원, 시신 1구 인양 시 5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일하고 있다”는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 진도에서 이 소식을 들은 실종자 가족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 실종자 아버지는 “가방 끈도 길고 상식도 있을 사람이 왜 그런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다”며 “해도 해도 너무 한다. 우리가 얼마나 더 상처를 받아야 저런 망언을 듣지 않는 날이 오겠냐”고 한탄했다. 이어 “우리가 관심을 가져 달라는 건 아이들을 빨리 찾기 위해서지 저런 헛소리나 듣자고 한 게 아니다. 차라리 관심을 끊어 달라”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특히 민 대변인의 발언이 장기간 수색 작업에 지쳐있을 민간 잠수사들의 사기를 꺾지 않을까 우려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우리가 유일하게 의지하고 있는 분들이 잠수사들”이라며 “목숨 걸고 일하는 잠수사들이 행여 자존심에 상처를 받아 수색 작업을 포기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25일 현재 실종자 수색ㆍ구조 작업은 빠른 유속과 기상 악화로 인해 나흘째 성과 없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잠수사들도 반발했다. 민간업체 언딘 관계자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라고 일축하며 “사람 가지고 돈 액수를 매기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수색작업에 참여한 한 민간 잠수사도 “(언딘과) 구두계약만 한 상태로 자비를 들여 작업하고 있다”며 불쾌해 했다. 이어 “잠수사들은 실종자 모두를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돈 생각만 했다면 누구도 여기 나와 목숨 거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 대변인은 이날 “(가족들이) 잠수사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마지막 한 명을 수습할 때까지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랄 것이고, 또 가능하다면 정부가 인센티브를 통해서라도 피곤에 지친 잠수사를 격려해 주기를 희망할 것이라는 개인적인 생각을 얘기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취지야 어쨌든 발언이 보도되는 과정에서 현장에서 묵묵히 구조와 수색 활동을 하는 잠수사들의 마음을 상하게 했을까 깊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진도=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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