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 슬립', 속물 인간 깨닫는 여정 그린 수작
제67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 작품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터키 영화 '윈터 슬립'(Winter Sleep)은 탄탄한 구성과 뛰어난 영상미로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칸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인 제인 캠피온은 수상 이유에 대해 "리듬이 완벽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영화의 배경은 한겨울의 눈 덮인 터키 중부 아나톨리아 지방.
호텔을 경영하는 한 중년 남자가 있다. 그는 전직 배우로 현재 돈 많은 마을 유지이지만 젊은 아내와는 냉랭한 관계를 유지할 뿐이고 누이로부터는 지식인인 체하는 속물근성을 지적받는다.
마을 사람들도 겉으로는 그를 대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인간미 없는 부자의 전형으로 여긴다.
영화는 자신의 속물근성을 깨닫지 못하던 주인공이 아내와 관계에 위기가 닥치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깨닫는 여정을 담담히 그려낸다.
탄탄한 서사와 함께 촬영감독 출신인 누리 빌제 세일란 감독의 눈부신 영상미가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상영시간은 무려 3시간16분.
캠피온 심사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2시간이 더 길었더라도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라며 "3시간이 넘는 길이라서 어떻게 끝까지 볼까 걱정했는데, 막상 영화를 보니 리듬에 빨려 들어가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현지 반응도 대체로 황금종려상을 탈 만한 작품이라는 평가다.
2003년 '우작'으로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세일란 감독은 2008년 '쓰리 몽키즈'로 칸영화제 감독상을, 2011년에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아나톨리아'로 심사위원대상(공동수상)을 받은 칸영화제 단골손님이다.
평소 근엄하고 찌푸린 얼굴의 세일란 감독도 이날 수상 후에는 시종 밝은 표정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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