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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가 세례받은 곳은 요르단강 서쪽일까, 동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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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가 세례받은 곳은 요르단강 서쪽일까, 동쪽일까

입력
2014.05.23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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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을 계기로 자국의 성지순례 관광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교황을 앞세워 성지순례 관광을 홍보하는 요르단 관광청 인터넷 홈페이지의 첫 화면.
요르단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을 계기로 자국의 성지순례 관광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교황을 앞세워 성지순례 관광을 홍보하는 요르단 관광청 인터넷 홈페이지의 첫 화면.
예수가 세례자 요한에게서 세례를 받은 곳에 대해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의 카스르 알 야후드가 맞다고 하고, 요르단은 동안의 베다니가 틀림없다고 주장해 왔다. 카스르 알 야후드를 찾은 성지순레객들이 세례의식을 하고 있다.
예수가 세례자 요한에게서 세례를 받은 곳에 대해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의 카스르 알 야후드가 맞다고 하고, 요르단은 동안의 베다니가 틀림없다고 주장해 왔다. 카스르 알 야후드를 찾은 성지순레객들이 세례의식을 하고 있다.

교황, 요르단 쪽 베다니 방문 계기

이스라엘·요르단 신경전 가열

강 사이에 두고 불과 10m 떨어져

성지관광순례 수입액 수십억불

요르단 관광장관 “성지 36곳 달해”

기독교 교파에 땅 제공·홍보 열의

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부터 사흘간 요르단·팔레스타인·이스라엘 등의 성지를 방문한다. 지난해 3월 즉위 이후 파격적이고 울림이 있는 행보를 보였던 교황이기에 세계의 화약고로 불리는 중동 지역에서 어떤 평화의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높다.

교황의 이번 순방은 특히 종교 간 화해와 관용, 분쟁의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일정으로 짜여 있다. 예수의 세례지인 베다니를 방문해 피난민과 장애인들을 만나고 예루살렘에서는 바르톨로메오 정교회 총대주교를 비롯한 기독교에 속하는 모든 교회 대표자들과 함께 역사적인 공동 미사를 연다. 또 통곡의 벽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는 처음으로 성지를 방문한 교황이 그곳에서 균형을 찾고자 하는 노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보도했다. 교황은 이스라엘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요르단을 첫 방문지로 선택했고, 팔레스타인내 베들레헴에 갈 때도 이스라엘을 거치지 않고 바로 헬기로 이동하기로 했다. 동등한 국가로서 팔레스타인을 예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교황은 또 요르단 방문기간, 요르단의 경제적 정치적 골칫거리인 시리아와 이라크 난민들을 만날 계획이다. 예루살렘에선 일부 팔레스타인 인들이 화를 낼 수도 있겠지만 시온주의의 아버지라 불리는 테오도르 헤르츨의 무덤을 찾아 헌화하는 첫 교황이 될 것이다.

이번 교황의 방문지중 논란이 되는 곳 중 하나가 요르단의 베다니라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베다니는 예수가 세례자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은 곳이라고 요르단이 주장하는 장소다. 성경은 예수가 요르단강의 동쪽과 서쪽 기슭 중 어느 쪽에서 세례자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았는지를 명확하게 기술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예수가 요르단강 서안에 있는 카스르 알 야후드에서 세례를 받았다고 신약에서 말한다고 홍보해왔다. 예수가 나사렛 쪽에서 왔기 때문에 요르단강 서안에서 세례를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반면 요르단은 요르단강 동안의 베다니가 예수의 세례장소라는 다양한 고고학적 증거가 있다고 맞서왔다. 요르단에 제시해온 증거들은 초기 기독교 순례자들의 일기, 로마 시대 도로의 표식, 요르단의 마다바에 있는 정교회 성당 바닥의 모자이크 지도 등이다.

사실 두 곳은 폭 10m도 되지 않는 좁은 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수영을 할 줄 알면 몇 번만 팔을 휘저어도 건너편에 다다를 수 있다. 강변을 지키고 있는 양 국의 군인들은 종종 강을 건너 ‘무단입국’을 하는 관광객들을 되돌려 보내준다고 한다.

문제는 관광객들 대부분이 이스라엘 관할의 서안 카스르 알 야후드로 몰린다는 것이다. 두 곳의 관광객수는 지난해 기준 카스르 알 야후드를 찾은 관광객이 43만명인데 비해 베다니 방문자는 9만명에 그쳤다. 입장이 자유롭고 예루살렘이나 베들레헴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라는 것이 카스르 알 야후드의 이점이다. 요르단 입국에 비자가 필요한데다 최근 시리아 내전으로 불안감이 조성되는 것이 요르단에는 불리하게 작용했다. 또 베다니를 가기 위해 건너야 하는 알렌비 다리의 체증도 심각한 편이다.

요르단은 화약고인 중동에서 ‘안정의 오아시스’란 평판을 듣고 있지만, 주변국의 불안을 이유로 지난해 관광객이 6% 줄어들었다. 요르단 관광업계는 교황의 베다니 방문을 계기로 자국내 기독교 순례지를 적극 홍보해 성지여행객을 불러 모을 꿈을 꾸고 있다. 요르단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서 연간 30억달러의 수입을 창출하는 성지순례 관광 산업에서 일부 몫을 가져가기를 희망해왔다.

니달 카타민 요르단 관광 장관은 요르단에 기독교 성지가 36곳에 달한다며 모세가 약속의 땅을 굽어본 것으로 알려진 네보 산, 세례자 요한의 목이 잘린 마카에루스 등을 대표적인 성지로 꼽았다.

성지순례 관광 산업의 진흥을 바라는 국왕 압둘라 2세의 의도에 따라 요르단 정부는 기독교 교파들에 요르단강 동안의 땅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미 이집트 콥트교회, 러시아 정교회, 그리스 정교회의 성당이 자리잡았고 올해는 러시아 정교회의 순례자 숙소와 루터파 교회, 순례자 센터가 새로 들어섰다. 오는 2016년 완공되는 가톨릭 대형 성당은 그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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