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당시 국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의 대선 개입 댓글 활동이 작전용 스마트폰을 통한 지시로 이뤄졌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23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하현국 부장) 심리로 열린 이모(61) 전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장의 군 형법 등 위반 사건 첫 공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심리전단 소속 3급 군무원 A씨는 “2012년 11월 25일 이 전 단장으로부터 작전용 스마트폰을 통해 ‘선거기간 연장은 정치적 쇼’라는 글을 리트윗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안보, 북한에 관한 심리전만 해야 하는데 이 전 단장은 개인의 영달을 위해 주로 국가정책 선전을 해왔다”면서 “이 전 단장이 요원들에게 정치적 접근을 강요하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고 주장했다.
A씨는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을 비난하라는 지시를 받았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직접적인 지시를 들은 적은 없지만 ‘공세적으로 하라’고 했고 시스템을 통해 지시가 내려오기 때문에 직접 지시와 다를 바가 없다”고 답했다. A씨는 또 “당시 사이버사령관(연제욱 전 청와대 국방비서관) 역시 부적절한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수사가 시작되자 이 전 단장이 요원들에게 각종 컴퓨터 자료를 삭제하고 인터넷주소(IP)를 변경하라고 지시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역시 검찰측 증인으로 나온 사이버사령부 미디어전략 업무 담당 B씨는 “압수수색 전에 ‘만전, 신속히’라는 문자를 받은 뒤 오해가 될만한 자료는 삭제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변호인측은 자료 삭제 경위에 대해 “보안을 위해 결과물을 1~2주 내 삭제하고 예외적인 경우도 1개월 초과 전 삭제하라는 작전 예규에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해당 예규는 이 사건 발생 이후인 지난해 11월 개정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음 공판은 30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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