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에 있는 대형 교회인 사랑의교회 오정현(58) 목사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미개인’ 발언을 한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의 아들을 두둔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공동부회장인 조광작 목사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 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이날 부회장에서 사퇴했다.
다큐멘터리 프로듀서 황모씨의 블로그에 공개된 음성파일에 따르면 오 목사는 지난 달 2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남가주 사랑의교회 세미나에 참석해 “여러분 아시지만 한국은요, 이번에 정몽준씨 아들이 (세월호 희생자와 가족을 향해) 미개하다고 했잖아요. 그건 사실 잘못된 말이긴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거든요”라고 했다. 오 목사는 “아이답지 않은 말을 해 가지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총리에게 물을 뿌리고… 인정사정이 없는 거야, 몰아붙이기 시작하는데…”라고 했다.
정 후보의 아들(19)은 지난달 2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우리나라 국민은 대통령이 가서 최대한 수색 노력을 하겠다는데도 소리 지르고 욕하고 국무총리한테 물세례 한다”며 “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한데 대통령만 신적인 존재가 돼서 국민의 모든 니즈(요구)를 충족시키길 기대하는 게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후보의 아들은 또 “국민이 모여 국가가 되는 건데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사랑의교회는 오 목사의 발언에 대해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을 모욕하려는 의도는 없었지만 발언 자체는 부적절했다”며 “‘인정사정 없는 거야’ 운운한 부분은 희생자 유가족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담을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광작 목사는 지난 20일 한기총 긴급임원회의에서 “가난한 집 애들이 설악산이나 경주 불국사로 수학여행을 가면 될 일이지, 왜 배를 타고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다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 흘릴 때 같이 눈물을 흘리지 않은 사람은 모두 백정”이라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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