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권 선전 불구 역부족… 여론조사 결과 ‘혼전’… 대규모 선대위 풀가동
다음달 4일 부산시장 선거 결과 예측은 뿌연 안갯속이다. 이번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 가장 결과를 점치기 어려운 곳 중 하나로 꼽힐 정도다. 새누리당 서병수, 무소속 오거돈 후보가 각종 여론 조사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오차 범위 내 승부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 고창권 후보는 지지율이 조금씩 상승하고 있지만 5~7%에 머물러, 사실상 서-오 두 후보의 맞대결 구도다.
이른바 ‘여당 텃밭’으로 불리는 부산에서 서 후보의 무난한 승리를 기대하기 힘든 건, 오 후보의 높은 인지도와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춘 전 후보의 ‘통 큰 양보’ 효과 때문. 한겨레신문이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해 지난 16일 발표한 가상대결 여론조사(부산시민 300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5.7%포인트)에서 오-서 양자대결을 벌일 경우 오 후보가 41.1%의 지지율로 서 후보(28.4%)를 12.7%포인트 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 20일 발표된 지상파 방송3사의 여론조사(부산시민 800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3.5%포인트) 결과는 서 후보가 39.6%의 지지를 얻어 오 후보(34.2%)를 5.4%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 정가에서는 심지어 “1만 표 내의 초박빙 승부도 가능하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각 후보는 각각 대규모 선거대책본부위원회(이하 선대위)를 풀가동, 정책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서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2일 “일자리가 넘치고 풍요로운 부산, 안심도시 부산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서 후보는 이날 오전 사상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근길 인사를 한 뒤 “지금 부산은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며 “힘 있는 여당후보에게 표를 몰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또 “가덕도에 신공항이 건설되고, 북극항로가 열리고, 시베리아 철도와 부산이 연결될 때 부산은 그야말로 대박이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부산이 발전하고 시민이 행복해야 박근혜 대통령이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 시민 여러분의 지지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서 후보는 신공항ㆍ일자리ㆍ시민경제ㆍ도시재생ㆍ도시안전 등 5대 핵심 공약 추진 의지를 분명히 드러내기 위해 ‘5대 공약 추진위원회’를 별도로 뒀다. 위원회는 서 후보가 부산시장에 당선되면 공약추진위는 시정 자문기구로 활동하게 된다. 또 박희태 전 국회의장, 김형오 전 의원 등을 비롯해 여러 정치인들이 선대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고 후보는 이날 오전 해운대구 반송동에서 출근길 인사를 통해 “노동자와 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려고 출마했다”고 밝혔다. 그는 “세월호 참사를 초래한 무능한 정부, 무책임한 정치를 심판하겠다”며 “부산 발전을 오랫동안 가로막은 폐단인 새누리당 일당 지배를 이번 기회에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노동자와 서민이 마음 편히 사는 부산을 만드는 시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후보는 ‘멘토단’이라는 명칭으로 선대위를 꾸렸다. 노동부문 100명, 여성 50명, 청년 30명, 문화예술 20명, 전문가 집단 20명 등 300여명 규모의 지지자들로 구성된 멘토단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고 후보에게 시민들의 요구사항 등 여론을 전달하고 선거운동을 조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부산진구 서면교차로에서 출근길 인사를 한 뒤 “유권자들께서 소수세력의 이익만 지키는 특권 권력의 대리인 서병수 후보냐, 시민에게 권력을 나눠주려는 시민시장 오거돈 후보냐를 현명하게 판단하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산이 새누리당의 20년 아성을 무너뜨리고 변화와 발전의 길로 들어설 수 있느냐, 계속 침체의 늪에 빠져 있느냐를 결정하는 갈림길이 이번 선거”라고 규정했다. 그는 특히 “저는 40년 동안 부산을 생각하며 달려온 사람”이라며 “부산시민 여러분을 변화와 발전의 길로 모시겠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정책 중심의 선거를 치르겠다는 의지로 안전ㆍ복지ㆍ시민ㆍ여성 등 4가지 정책 분야를 각각 총괄하는 공동선거대책위원장 4명을 선임하고, 특히 정치인을 배제한 자원봉사자 중심의 선대위를 표방하고 있다. 옥성애 전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이 자원봉사단장을 맡아 자원봉사자 1만명 모집에 나섰고, 시민단체 인사와 의사, 대학생, 장애인, 주부 등 다양한 분야 지지자들로 구성된 특보단도 500여명이나 모였다. 특히 선대위에는 서 후보와 공천 경쟁을 벌였던 새누리당 박민식, 권철현 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인물도 상당수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다. 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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