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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치ㆍ파격 시도한 한국 밴드, 유럽 최고 음악축제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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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치ㆍ파격 시도한 한국 밴드, 유럽 최고 음악축제 가다

입력
2014.05.2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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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비나이'
'잠비나이'

'술탄 오브 더 디스코'
'술탄 오브 더 디스코'

술탄 오브 더 디스코, 잠비나이 그리고 최고은. ‘멜론 TOP 100’이 음악을 듣는 기준인 사람이라면 난생 처음 듣는 이름일 것이다. 국내 유명 록 페스티벌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이들이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음악 축제 중 하나인 영국의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6월 25~29일 개최)에 초청받았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한국 음악가가 이 축제에 초청 받은 건 처음이다. 세 팀 중 술탄 오브 더 디스코와 잠비나이를 21일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술탄 오브 더 디스코는 장기하와 얼굴들, 브로콜리 너마저가 몸 담았던 붕가붕가레코드 소속 밴드로 2006년 결성해 현재에 이르는 5인조 디스코 팝 밴드다. 아랍의 이미지와 디스코 음악을 혼성 교배하면 재미있겠다는 키치스런 농담에서 시작한 이 밴드는 ‘압둘라 나잠’ ‘카림 사르르’ ‘오마르 홍’ 등 멤버들의 예명도 심상찮다. 리드 보컬리스트 압둘라 나잠은 “글래스턴베리 프로그래머 중 한 명인 맬컴 헤인스가 지난해 울산월드뮤직페스티벌에서 우리 공연을 본 게 인연이 됐다”며 “다양성 측면에서 우리 색깔이 글래스턴베리에 부합한 게 아닐까 싶다”고 했다. 그는 또 “해외 공연이 우리 목표에 있었던 것은 아니며, 만약 해외 공연을 한다면 일본에서 먼저 하지 않을까 했는데 글래스턴베리 무대에 오른다니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2008년 첫 싱글을 낸 술탄 오브 더 디스코는 데뷔 7년 만인 지난해 정규 1집을 발표했다. 인디 음악계에서도 아직은 ‘스타’라고 불릴 정도는 아니다. 블루스 기타리스트 하헌진과 ‘김간지X하헌진’이라는 듀오 프로젝트와 인디 록 밴드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의 멤버로도 활동 중인 김간지는 “글래스턴베리에 간다는 것도 기쁘지만 음악가로서 자격을 인정 받은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술탄 오브 더 디스코는 23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음악 박람회 ‘뮤직매터스’에서 첫 해외 공연을 한다.

술탄 오브 더 디스코가 유머와 키치에 방점을 찍는다면, 잠비나이는 실험과 파격에 집중한다. 아방가르드 메탈 또는 포스트 메탈 밴드라고 설명할 수 있는 잠비나이는 악기 위주의 실험적인 록 음악에 해금과 거문고 등 전통 악기를 결합해 독특한 질감의 음악을 들려준다. 국악기로 서양의 음악을 연주하지만 ‘퓨전 국악’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한국보다 해외에서 이들의 음악에 관심이 더 많다.

브라질의 헤비메탈 밴드 세풀투라의 음악을 들으며 록과 전통 악기의 결합을 처음 떠올렸다는 이일우(기타, 피리, 태평소, 생황)는 “국내 록 페스티벌조차 섭외해주지 않는 팀인데 해외의 큰 록 페스티벌에서 불러줘 놀라웠다”고 했다. 잠비나이는 3월 미국 음악축제 SXSW(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에 참여한 걸 포함해 해외 7개국에서 공연했고 이달부터 7월 말까지 14개국을 돌며 유럽과 미국에서 크고 작은 공연을 한다. 해금을 연주하는 김보미는 “퓨전 국악을 하다가 느낀 불만과 갈증을 풀기 위해 모인 밴드인데 국내에선 국악기에 대한 편견이 큰 것 같다”며 “해외 공연도 좋지만 국내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하고 싶다”고 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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