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집단 납치 사건이 발생한 나이지리아에서 20일(현지시간) 두 차례 차량 폭탄테러가 발생해 최소 118명이 사망했다. 이번 테러 역시 여중생들을 납치한 이슬람 과격 무장단체 보코하람의 소행으로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현지 경찰은 “수도 아부자에서 북동쪽으로 약 200㎞ 가량 떨어진 중부 조스시의 버스터미널과 시장이 있는 도심 한복판에서 30분 간격으로 잇달아 폭발이 일어나 순식간에 아비규환으로 변했다”고 밝혔다. 국가응급관리기구(NEMA) 책임자인 무함마드 압둘살람은 “현재 파악한 사망자 숫자만 118명”이라며 “폭발로 무너진 건물 잔해 밑에 시신이 더 있다”고 밝혔다. 첫 폭발 이후 현장에 파견된 구조대원이 두 번째 폭발에 숨지기도 했다.
아직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인하는 단체는 없지만 목격자들이 “보코하람의 표식을 봤다”고 증언했다. 이 지역은 평소 기독교도와 이슬람교도 간 갈등으로 종교 분쟁이 끊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방송은 “2년 전에도 보코하람이 종교갈등을 유발하기 위해 이 지역 교회 몇 곳을 폭격했다”고 보도했다.
굿럭 조너선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보코하람을 지목하진 않았지만 “인간 자유에 대한 비극적인 공격이며 가해자는 잔인하고 사악하다”고 비난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코하람을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제재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유엔 안보리는 22일 회의에서 15개 회원국이 모두 지지하면 보코하람을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자산 동결, 무기 금수, 여행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나이지리아 의회는 보코하람의 공격을 받은 북동지역의 보르노, 요베, 아다마 세 개 주에 선포된 국가 비상사태의 6개월 연장안을 이날 승인했다. 정부는 지난해 5월 이 지역에 처음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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