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수리공 출신 말 생산자 이광림씨 코리안더비 1,2위마 배출
올해 삼관대회 두 번째 관문으로 지난 18일 렛츠런파크 서울서 열린 제17회 코리안더비에서 부경대표 ‘퀸즈블레이드’(김형란 마주)가 10마신 대차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는 지난 KRA컵 마일의 우승마인 서울의 ‘청룡비상’의 우승이냐, 아니면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부경의 ‘퀸즈블레이드’의 복수전이냐로 큰 관심을 받았다.
‘퀸즈블레이드’의 우승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렛츠런파크 부경은 통합 3관대회로 치러진 이후 현재까지 15승 5패를 기록 중이다. 수치상의 기록만보면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서울경마는 젊은 조교사를 중심으로 타도 부경을 외치며 우수한 경주마 발굴에 힘쓰고 있고 조장 조교사들 역시 100년 역사의 서울경마 자존심을 회복을 위해 반격에 나서고 있다. 이 때문인지 지난해 브리더스컵과 2014년 KRA컵 마일에서 ‘청룡비상’이 2연승을 달리며 서울 마필관계자들을 열광케 했다. 부경은 올해 삼관대회에서 서울에 완패를 당할 위기에 처했으나 결국 ‘퀸즈블레이드’의 활약으로 자존심을 되찾고, 상대 성적에서도 2-1로 우위를 점했다.
‘퀸즈블레이드’가 몰고온 코리안더비 특수의 최대 수혜자는 단연 30대 경주마 생산자 이광림씨(39)다. 이씨가 생산한 부경의 ‘퀸즈블레이드’와 서울의 ‘정상비마’가 이번 대회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며 큰 주목을 받았기 때문.
이광림 챌린저팜 대표는 용문목장을 운영중인 이용대 대표의 대를 이어 2대째 경주마 생산에 전념하고 있다. 특히 차별화된 도전 정신으로 2008년 경매에서 9,000만원짜리 고가의 ‘슈퍼질주’를 배출, 업계의 주목을 받더니 2011년에는 ‘메니피’의 자마 ‘슈가립스’를 탄생시켜 억대(1억1,000만원) 경주마 배출시대를 열었다. 이 대표는 이어 2012년 2억6,000만원을 기록한 ‘퀸즈블레이드’를 배출하며 ‘농기계 수리공’ 출신의 경주마 생산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평가받았다.
이광림씨는 지난 2000년 시작한 우수 경주마 생산 육성을 위한 스터디 그룹인 ‘말테우리’와 함께하면서 뛰어난 경주마를 생산하는 기술을 배우게 됐다고 밝혔다. 제주 방언으로 목동을 뜻하는 ‘말테우리’는 2000년 처음 만들어졌다. 초기 멤버는 당시 난지축산연구원 소속 이종언 박사(48)·KRA한국마사회 제주육성목장 소속 강동희(48) 과장·생산자인 이광림(39)·정병철(45)·오창훈(38)씨·고재형 수의사(44)·고경범 장제사(45) 등이었다. 말테우리는 해외자료를 분석하고 실험을 통해 보다 업그레이드된 말 생산육성 방식을 도입해 실행에 옮겼다.
말산업 관계자들은 제주의 젊은이들이 연구와 도전 정신으로 한마음이 되어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제주를 넘어 대한민국 말산업을 이끌 큰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민구기자 amg@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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