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아이다호 등 미국 6개주에서 20일 실시된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서 공화당 보수유권자 운동인 티파티가 참패했다. 공화당내 온건파의 약진으로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더욱 열세에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프라이머리는 중간선거에 나설 민주, 공화 양당 후보를 뽑는 선거인데 이날 선거는 화요일 치러져 ‘슈퍼화요일’로 불린다. 미 정치권의 관심은 티파티가 미는 강경보수와 온건 공화당 주류 후보의 격돌에 있었다. 티파티로선 일주일 전 네브래스카 상원 경선 승리 이후 돌풍을 이어갈 기회였다.
프라이머리가 실시된 곳은 조지아 아이다호 켄터키 펜실베이니아 오리건 아칸소. 켄터키의 상원 공화당 경선에서는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티파티가 지지하는 매트 베빈이 경합했다. 미 전역의 보수단체들이 민주당과 타협을 잘해 미운 털이 박힌 매코넬의 낙선을 위해 베빈 진영에 가담했으나 결과는 매코넬의 완승이었다. 조지아 경선에서도 티파티 지원을 받은 공화당 후보들이 온건파 후보에 밀려 줄줄이 낙마했다. 상원의원 경선에 나온 티파티 후보 폴 브라운은 10% 득표도 하지 못했다.
오리건 역시 공화당 상원 경선이 강경파 패배로 끝났으며, 중도보수와 강경보수 구도로 진행된 아이다호의 공화당 하원경선도 온건파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미 언론은 티파티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큰 미시시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의 6월 공화당 경선 때도 온건파 바람이 티파티를 잠재울 것으로 예상했다. 티파티는 슈퍼화요일의 패배로 영향력 축소가 뚜렷해졌다. 2010년 중간선거 때 보수 바람을 일으키며 여소야대 정국을 이끈 지 4년 만이다.
티파티의 영향력 축소는 공화당 지도부의 견제와 비판적 여론 때문이라고 NBC는 분석했다. 지난해 강경보수 의원들이 연방정부 셧다운(폐쇄)을 주도한 이후 당 안팎에서 입지가 좁아진데다 단골 이슈인 재정적자 문제가 의회 논의에서 사라진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정작 티파티의 패배로 빨간 불이 켜진 곳은 민주당이다. 과거 티파티 후보들은 본선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말실수를 자주 해 본선거에서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그러나 티파티 후보를 누른 공화당 온건파들은 민주당 후보와 치열한 경합이 가능하다.
공화당은 중간선거에서 하원 과반수를 낙관하면서 상원 다수당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티파티 후보가 패배하면 공화당이 상원마저 차지할 가능성도 높아지는 셈이다. 이날 펜실베이니아에서 첼시 클린턴의 시어머니 마조리 마골리스 전 하원의원은 클린턴 부부의 지원 속에 민주당 하원 경선에 출마했으나 패배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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