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에너지ㆍ보안ㆍ미디어ㆍ바이오 메디컬ㆍ스마트카 키워 인간-기기 광통신 연결에 승부
3년간 4조 5000억원 투입 광케이블 등 인프라 강화 역점
"차별화된 속도 선보이면 통신시장 성장 가능성 충분"
'황의 법칙'을 만들었던 황창규 KT회장이 이번엔 '기가의 법칙'을 선언했다. 황의 법칙이란 '반도체 메모리용량은 1년에 2배씩 늘어난다'는 것으로, 황 회장은 삼성전자 반도체담당 사장 시절 실제 D램 반도체 저장능력을 매년 2배씩 늘림으로써 이를 증명했다.
황 회장은 20일 서울 광화문 KT사옥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미래를 선도하는 글로벌 1등 기업을 만들기 위한 해답을 기가급의 빠른 통신속도와 융합에서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기가급 통신서비스는 (독일의 초고속 도로인) 아우토반과 같다. 기가 서비스로 통신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기가서비스란 데이터전송 속도가 기존의 초당 100메가(Mbps)보다 10배 빠른 1기가(Gbps)의 광속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말한다.
이를 위해 황 회장은 3년간 4조5,000억원을 들여 기가 인터넷을 제공할 수 있는 광케이블 에 투자하고, 통신망과 각종 서비스를 결합한 5대 융합서비스를 추진하기로 했다. 5대 융합서비스는 ▦통신망을 이용해 원격으로 건물 에너지 관리를 하는 스마트 에너지 ▦빠른 속도의 통신망으로 국가적 재난재해 대응체계를 갖추는 융합 보안 ▦울트라고화질(UHD)의 인터넷TV와 콘텐츠를 제공하는 차세대 미디어 ▦유전자 분석 등 바이오 메디컬 ▦위치기반 정보와 각종 오락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카 사업 등이다.
결국 5대 융합서비스가 KT의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먹거리라는 얘기다. 황 회장은 “이를 통해 인간과 모든 사물이 기가 통신망으로 연결돼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기가급 속도의 유토피아 즉 ‘기가토피아’ 시대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황 회장은 KT의 가장 큰 경쟁력은 전국 곳곳에 퍼져있는 통신인프라인 만큼, 이를 활용하면 얼마든지 새로운 서비스, 새로운 수익모델창출이 가능하다고 봤다. 그는 "통신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지 않았다”며 “차별화된 빠른 속도로 모바일TV 등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면 통신시장은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역설했다.
황 회장은 전임 이석채 회장 시절 과도한 확장전략으로 인해 우후죽순 격으로 늘어난 50여개의 계열사에 대해 메스를 대기로 했다. 황 회장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계열사들을 재편하기 위한 조직을 만들고 있다”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전 회장이 만든 ‘올레’브랜드는 바꾸지 않기로 했다. 황 회장은 “올레는 최고의 가치를 지닌 브랜드여서 승계 발전시킬 것”이라며 “비용도 많이 들고, 다른 할 일이 많아 이를 바꿀 여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통렬한 자기반성'의 의미를 전달하려는 뜻에서 지난 3월 홈페이지 해킹으로 870만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사건 동영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됐다. 그리고 명량해전을 앞두고 이순신 장군이 남긴 “반드시 죽으려 하면 살고,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란 뜻의 ‘필사즉생 필생사즉’(必死則生必生則死) 붓글씨 영상으로 끝을 맺었다. 황 회장은 “연초 부임해 판도라 상자를 열어보니 온갖 고난이 쏟아져 나왔으나 맨 마지막의 직원들의 열정과 의지라는 희망이 남아 있었다”며 “통신망과 각종 융합 서비스를 앞세워 KT를 반드시 글로벌 1등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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