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19.83%... 본입찰 마감 자금여력 풍부한 롯데 적극적
M&A 연패한 KB금융도 도전장 사모펀드 2곳ㆍ中 푸싱그룹 참여
보험업계 대형 매물인 LIG손해보험 인수전에 5개사가 뛰어들었다. 롯데그룹과 KB금융지주의 2파전이 될 거라던 당초 예상과 달리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는 양상이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이날 LIG손보 경영권 매각 본입찰에 롯데그룹과 KB금융지주, 동양생명ㆍ보고펀드, 자베즈ㆍ새마을금고 컨소시엄, 중국 푸싱그룹 등 5곳이 참여했다.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MBK파트너스는 이날 막판까지 고민을 거듭하다 참여하지 않았다. 입찰에 참여한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형 보험사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라며 “인수가격 경쟁을 두고 눈치작전이 치열했다”고 밝혔다. 인수 제안가격은 5,000억~6,000억원 안팎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대상은 LIG손보 오너 일가인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 등 총 9명의 지분을 포함한 19.83%로, 매각주간사인 골드만삭스는 이르면 이달 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롯데그룹이다. 업계 4위인 LIG손보(13.42%)를 인수해 롯데손해보험(3.04%)과 합병하면 시장점유율이 16%를 넘어 단숨에 업계 2위로 도약하게 된다. 실탄도 넉넉하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손보의 총 자산규모는 약 5조2,521억원이며, 롯데그룹의 자산은 87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LIG 노조의 반발이 적지 않다. 임남수 LIG노조위원장은 “롯데는 2008년 대한화재 인수로 이미 보험업 경영능력이 무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롯데가 인수하면 우량한 LIG손보가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일 것”이라고 말했다.
ING생명, 우리투자증권 등 금융권 M&A 시장에 주요 매물이 쏟아질 때마다 번번이 쓴 맛을 봐야 했던 KB금융도 이번에는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상당하다. 하지만 최근 국민은행 도쿄지점 부당대출, 국민카드 정보유출 등 잇따른 사건 사고가 인수에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인수 후보 중 유일하게 금융지주회사여서 현행법상 LIG손보 지분을 30%까지 확보해야 하는 만큼 인수 후 추가 자금 투입 부담이 크다. KB금융은 예비입찰 때 가장 낮은 가격을 적어내기도 했다.
사모펀드들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그린손해보험을 인수한 국내 사모펀드 자베즈파트너스도 예비입찰에서 인수가격을 가장 높게 제시한 바 있고, 동양생명 최대주주인 보고펀드 역시 무시할 수 없는 후보다. 다만, 금융당국이 사모펀드에 보험사를 넘겨주는 것에 대해 다소 부정적이라는 점은 걸림돌이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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