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총파업에 돌입해 850여명의 조합원이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열악한 근무환경과 생활고에 시달리던 조합원들이 최근 잇따라 목숨을 끊은 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19일 오후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쟁의권이 있는 조합원 1,100명 가운데 필수 인력을 제외한 1,000명 가량이 파업에 참여했다”며 “사측은 중단된 임금 단체협상을 즉각 재개해 성실히 임하고, 노조탄압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17일 강원 강릉 강동면에서 서비스지회 부산양산센터 분회장 염모(34)씨가 숨진 채 발견됐고, 지난해 10월 31일에는 천안센터 조합원 최모(32)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비스지회는 각 서비스센터로부터 교섭권을 위임받은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임단협 교섭을 벌였으나 결렬돼 다음 달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염 분회장의 사망을 계기로 파업을 앞당겼다.
노조측은 ▦임금인상 ▦폐업한 서비스센터 노조원들의 고용보장 ▦노조활동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교섭권을 위임 받은 경총은 “고인의 자살은 교섭과는 무관하다”며 “노조가 과거 최모 조합원 사망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요구사항 관철을 위해 고인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유족들이 가족장을 치르기로 결정하면서 염 분회장의 빈소는 부산 행림병원에 마련됐다. 노조는 이날 저녁 빈소 부근에서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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