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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고, 행시 선후배에 경력도 판박이... "누굴 찍을지... 그때 가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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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고, 행시 선후배에 경력도 판박이... "누굴 찍을지... 그때 가 봐야지"

입력
2014.05.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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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해봤으니 더 잘 하지 않겄슈.”“지난번 떨어졌는데 왜 또 나와. 새로운 사람으로 바꿔야지.”

19일 대전 동구 대전로 중앙시장 입구. 좌판에서 막걸리잔을 기울이고 있던 이들에게“대전시장 선거를 어떻게 보느냐”고 말을 붙이자“별 관심 없다”며 외면했다.“누굴 찍을 것인지 결정은 했느냐”라는 재차 묻자“뭘 벌써 결정혀. 그때 가봐야지”라며 충청도 특유의 모습을 보여준다.

대전은 여야 모두에게 6.4지방선거 중원승리의 상징 지역이다. 18대 대통령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문재인후보에 2,000여표차로 신승을 한데다 민선 4기 때인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박 대통령의 “대전은요”라는 발언이 선거 승패를 갈랐던 곳이다.

선거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전시민들은 지지후보 선택에 유보적이다. 이미 결정을 한 시민들도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유권자들이 선뜻 지지후보를 결정하기 어려운 것은 유력주자인 새누리당 박성효 후보와 새정치연합 권선택 후보의 경력이‘판박이’라는 현실적인 측면도 작용한다.

박 후보와 권 후보는 대전고와 성균관대, 행정고시 선후배로 얽혀 있다. 박 후보가 고교와 대학 1년 선배지만 행정고시에서는 권 후보(행시 20회)가 박 후보(행시 23회)보다 앞서 관가 경력에서는 선배다. 모두 대전 부시장을 지냈으며, 박 후보는 민선 4기 시장을 역임하고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권 후보는 17,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강창희 국회의장을 꺾은 재선 국회의원 출신이다.

경력이 비슷하다 보니 아킬레스 건이 부각되고 있다. 박 후보는 의원 중도사퇴에 따른 보궐선거 비용문제, 권 후보는 당적 변경이란 약점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유성시장에서 만난 이재원(58)씨는“후보들 경력에서 차이가 없으니 인물을 보고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고‘고충’을 토로했다. 그는“예전에는 당을 상징하는 색깔 옷도 입고 사람들이 몰려다니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는데 이번에는 조용한 선거로 누가 나왔는지도 솔직히 잘 모르는 사람도 많다”며“선거운동 기간 분위기가 어떻게 흐르느냐에 따라 판세가 갈라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선거에 무심한 척 하지만 얘기를 나누다 보면 속내를 가늠할 수 있다. 장년층은 주로 박 후보에 우호적이고 젊은 층은 권 후보를 옹호하고 있다. 중앙시장에서 채소가게를 하는 김모(58)씨는“요즘 야당 하는 짓이 맘에 들지도 않고 힘 있는 여당이 되어야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박 후보 편을 들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장모(60)씨가“에이 지난번에 잘 못해서 떨어졌는데, 더구나 의원직까지 버리고 나오면 되나. 새 사람으로 분위기를 바꿔야지”라며 반론을 폈다. 인근에서 45년째 옷가게를 하고 있다는 유모(67)씨는“모두 어렵다고 하는데 그래도 힘있는 여당후보가 되면 좀 나아지지 않겠나”라며“이제까지 여당, 야당, 지역당 모두 찍어봤는데 그래도 여당이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에서 만난 대학생 최모(20)군은“이번에 선거를 처음 하는데 야당후보를 찍으려고 한다”며“정치에서는 견제와 균형이 중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최근 지역 여론조사에서는 박 후보가 권 후보를 앞서고 있지만 격차가 좁혀지는 추세다.

대전시장선거에는 두 후보 외에도 통합진보당 김창근 후보, 정의당 한창민 후보가 출마해 복지 등 진보적인 공약을 내세워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대전=허택회기자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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