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프란치스코(사진) 교황의 ‘시나클’ 미사 계획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예루살렘성 시온 문에서 약 100m 거리에 있는 석조 건물 2층에 있는 시나클은 신약성서에 나오는 마가의 다락방으로, 예수가 로마군에 체포되기 전날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가진 장소로 전해진다. 기독교뿐 아니라 유대교, 이슬람교 모두 성지로 여기는 곳이어서 20세기 초 영국의 신탁통치 시절부터 여기서 종교의식을 갖는 것은 금기시돼 왔다. 따라서 유대인들은 교황이 참석한 가운데 미사가 열릴 것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8일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현지에선 교황청이 이 건물의 관리권을 이스라엘로부터 넘겨받는 대신 다른 성물을 이스라엘에 주는 ‘교환 거래’가 추진 중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예루살렘에 위치한 이슬람 대학인 알쿠드스대 모하마드 다자니 다우디 교수는 “이스라엘이 중요한 성지를 내주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유대교 신학교 랍비인 이츠하크 골드스타인도 “나는 관용을 갖고 있지만 현상 유지를 변경하는 시도는 비난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정부는 “건물 관리권을 양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시나클은 7세기 사산조 페르시아의 예루살렘 공격 때 많은 부분이 파괴됐다가 십자군이 성을 탈환한 뒤 재건됐다. 이때 다윗왕의 무덤도 건물 1층에 마련됐다고 전해진다. 이후 프란치스코 수도회에 의해 관리되다가 16세기부터 다시 오스만투르크 왕조의 사원으로 쓰였다. 이 시기 건물 윗부분이 이슬람식으로 개조됐다. 역사가들에 의하면 다윗왕이 이 건물에 묻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추정되지만, 유대인들의 성지순례 발걸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정통파 유대교인 수백 명은 교황의 방문 직전인 22일 이 건물에서 항의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유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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