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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복 브랜드, 여성복을 품다

입력
2014.05.1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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숍인숍으로 운영비 줄이고

인지도 덕에 고객확보 쉬워

최근 패션업계에선 기존 브랜드 안에 새로운 라인을 만드는 게 유행입니다. 브랜드를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내에 라인을 추가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인기 있는 남성복이나 운동화 브랜드에서 여성복을 만드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FnC코오롱의 남성복 브랜드인 커스텀멜로우는 지난 2월부터 남성을 의미하는 ‘젠트(gent)’에 여성성을 의미하는 ‘-ee’를 접목해 ‘젠티’(사진)라는 여성복 라인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독창적이면서 섬세한 디자인이 특징인 커스텀멜로우의 여성복 버전인데요, 따로 매장을 내는 것이 아니라 남성복 매장에 숍인숍(매장 내 매장)형태로 판매 중입니다. 워낙 반응이 좋아 롯데월드점에 추가로 입점하는 등 비중을 점차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운동화 브랜드 슈콤마보니는 지난 해 11월 출시한 ‘스카이’가 단일 제품으로는 최대 판매인 2만5,000족을 넘어서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이 인기에 힘입어 티셔츠 등 의류와 잡화 쪽 라인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신성통상의 남성복 브랜드 지오지아도 지난 해부터 여성복 라인 론칭을 준비 중입니다. 이외에 빈티지 캐주얼 브랜드 써스데이아일랜드는 그동안 10%미만인 남성복 부분을 강화하기 위해 매장 내 새로운 남성라인 ‘보우’를 선보였습니다.

브랜드 확장의 원조는 삼성에버랜드 패션 부분의 '빈폴'(빈폴, 레이디스, 액세서리, 아웃도어, 바이크리페어샵)과 LF의 '헤지스'(헤지스, 레이디, 아웃도어, 골프, 액세서리, 애견)을 꼽을 수 있습니다. 또 한섬의 여성복 브랜드 '타임'과 '시스템'의 경우, 여성복이 인기를 끌자 남성복인 '타임옴므', '시스템옴므'를 선보인 바 있죠.

이처럼 패션업체들이 최근 신규 브랜드를 새로 만드는 것보다 브랜드 내 라인을 확장하는데 주력하는 건 리스크가 적어서입니다. 이미 자리잡은 브랜드의 인지도, 이미지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인기 브랜드에 대한 고객들의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새로운 고객을 보다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업체의 전략이 깔려있습니다. 더욱이 매장 내 매장 형태로 운영할 수도 있어 운영비용 자체가 적게 드는 강점도 있다고 합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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