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차기 총리로 유력한 나렌드라 모디(64)는 서부 구자라트주 출신이다. 2001년 구자라트주 총리에 당선된 뒤 탁월한 행정능력과 경제개혁의 성과를 인정 받은 세 차례 연임했다. 청렴결백한 관료이자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금도 어머니와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으며 형제들이 정부 사무직 공무원이거나 소매점포를 운영하는 등의 모습은 부패로 지탄 받는 집권당 정치인들과 비교되기 딱 좋다.
이보다 인도 국민들은 구자라트주 총리로 있을 때 사회기반시설을 정비하고 해외 투자를 적극 유치해 그 지역을 인도에서 가장 경제성장률이 높은 곳으로 탈바꿈시킨 그의 능력을 더 높이 평가한다. 작은 정부와 적극적인 민영화 등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선호해 영국의 대처 총리에 비교되기도 한다.
가난한 하층 집안에서 나고 자라 구자라트대학에서 공부한 모디는 10대 후반부터 국수주의 단체 민족의용단(RSS)에 간여한 것이 사실상 정치인으로서 인생의 출발이다. 1987년 인도국민당(BJP) 구자라트주 본부에 파견돼 조직담당을 맡으며 정당활동을 시작했다. 2001년 구자라트에서 궁지에 몰려 있던 국민당의 구원투수로 등장해 선거에서 이겼고 이후 경제정책까지 성공적으로 이끌어 일약 인도 젊은이들의 선망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의 이념적인 뿌리가 힌두국수주의라는 점은 여전히 경계의 대상이다. 총리 재임 시절인 2002년 구자라트 동부 고드라에서 무슬림의 유혈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힌두교도들이 한 달 가까이 벌인 학살극을 묵인했을 뿐 아니라 이후 공개적으로 무슬림에 대한 적대감까지 표시했다. “모디는 종교간 증오의 인연을 끊지 못하고 있다”며 “인도에는 더 나은 다른 총리가 어울린다”고 꼬집는 외신도 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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