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세이셔널’ 손흥민(22ㆍ레버쿠젠)의 2014 브라질 월드컵을 향한 열정은 머리 색깔에서 잘 나타났다. 대표팀 상징색인 붉은 계열의 와인 색깔로 염색했다.
손흥민은 13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입소하면서 “항상 한국에 올 때마다 해왔던 염색인데 이번엔 생각보다 더 진하게 됐다”라며 활짝 웃은 뒤 “첫 월드컵이라 많이 긴장되지만 후회 없이 즐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손흥민으로선 이번 월드컵이 첫 경험이다. 그는 “그만큼 설레고 흥분되지만, 세계최고의 선수들과 마음껏 기량을 겨뤄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2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골을 달성했다. 해외 언론들은 손흥민을 한국 대표팀의 ‘키 맨’(Key Man)으로 지목할 정도로 관심을 보내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최근 게재한 브라질 월드컵 출전 22세 이하 주요 선수를 꼽으면서 손흥민을 언급했다.
손흥민은 “외신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데 기대만큼 활약했으면 좋겠지만 대표팀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몇 골을 넣겠다는 목표를 세우기 보다 누가 넣든 팀이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2년 전에는 프로에 갓 데뷔한 선수였는데 지금은 분데스리가 4년 차”라며 “경험이 쌓였고, 홍명보 감독님이 원하는 부분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함부르크에서 뛰다 레버쿠젠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손흥민은 이적 첫 해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지난 11일 리그 최종전에서 역전 결승골을 터트리며 두 자릿수 득점(10골)을 완성했다. 팀 또한 4위에 올라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따냈다. 손흥민은 “성과에 만족한다. 부상 없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한 시즌을 돌이켜봤다.
손흥민은 챔피언스리그 진출 기쁨을 만끽할 틈도 없이 서둘러 귀국했다. 아쉬움이 크지만 그보다 월드컵 준비가 먼저였다. 그는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월드컵 준비에 전념하겠다”면서 “대표팀 막내로 형들이 길을 개척해주면 잘 따라가겠다. 남은 기간 동안 성실한 모습으로 훈련을 하면 팬들의 기대에 누를 끼치지 않는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소속팀 동료 독일 선수들이 ‘16강에서 만나자’고 하길래 난 더 센 말로 받아 쳐 주고 왔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파주=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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