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의 첫 여성 편집국장 질 에이브럼슨(60)이 임명된 지 3년도 안돼 교체됐다. 새 편집국장에 흑인으로는 처음인 딘 배케(57) 편집인이 14일 임명했다. 배케는 컬럼비아대를 중퇴하고 언론계에 뛰어들었으며 시카고트리뷴,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을 거쳤다.
미 언론들은 흑인 편집국장의 탄생보다 에이브럼슨의 갑작스런 교체 배경에 더 주목했다. 통상 뉴욕타임스 편집국장은 65세 정년을 보장받는데다, 에이브럼슨의 성적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3년간 뉴욕타임스는 퓰리처상을 8번 수상했고, 특히 중국 고위인사 비리 폭로로 명성을 얻었다.
워싱턴포스트는 뉴욕타임스 회장이자 발행인인 아서 설즈버거, 최고경영자(CEO) 마크 톰슨과 에이브럼슨의 불화가 이유일 것으로 추정했다. 시사잡지 뉴요커에 따르면 최근 에이브럼슨은 자신의 연봉과 연금이 남성들인 전임자 두 명과 부편집장 보다 적은 것을 발견하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여성기자로부터 남녀차별 소송을 당한 적이 있는데다 최근 경영악화로 인건비를 줄이려던 설즈버거는 크게 화를 냈다고 한다. 에이브럼슨이 광고와 경영 문제에 편집국을 동원하는 것을 놓고 톰슨 CEO와 벌인 갈등도 교체 배경으로 거론된다. 설즈버거는 편집국 연설에서 “새로운 리더십이 (신문의)여러 측면을 개선시킬 것이기 때문에 새 국장을 임명했다”며 에이브럼슨과 불화를 숨기지 않았다.
한편 프랑스 대표 일간지 르몽드의 첫 여성 사장 겸 편집국장인 나탈리 누게레드도 14일 취임 1년만에 사임했다고 르몽드가 전했다. 누게레드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경영진과 나에 대한 개인적이고 직접적인 공격 때문에 혁신 계획을 추진할 수 없어서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르몽드에서는 최근 선임 에디터 11명 가운데 7명이 사장의 경영 스타일을 문제 삼아 집단 사표를 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누게레드는 온라인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신문의 변신을 꾀했으나 이를 에디터나 기자 등과 소통 없이 추진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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