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와 관련해 해운업계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29일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의 한국선주협회와 전국해양산업총연합회 사무실을 압수수색 하는 등 업계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인천지검 해운비리 특별수사팀(팀장 송인택 1차장검사)은 외항해운 관련 정부 업무를 대행하는 이들 단체들이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 등을 대상으로 로비를 벌인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등 내항여객선 안전검사를 담당한 선사모임인 한국해운조합 인천지부의 대관로비 등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해운업계 전반의 비리를 수사하는 차원”이라며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이나 해운조합 수사와의 연관성에 대해 현재로서는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해운조합 압수수색 과정에서 내부문건을 대량 파기하는 등 증거인멸을 한 혐의로 해운조합 인천지부장 이모씨와 팀장급 직원 등 2명을 이날 구속했다.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팀장급 직원 1명에 대해서는 법원이 “근무기간이 짧고 범행에 단순 가담했으며 도주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세월호 선사의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비리 혐의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이날 김한식(72) 청해진해운 대표이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1시간 동안 조사했다. 유씨의 측근 ‘7인방’ 가운데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것은 김씨가 처음이다. 김씨는 유씨의 배임 및 횡령 등의 공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김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30일 오전 10시 측근 7인방 가운데 한 명인 송국빈(62) 다판다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송씨는 세모신협 이사장, 세모그룹 지주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 상무이사 등을 지냈다. 검찰은 송씨를 상대로 유씨의 비자금 조성 및 은닉과 관련한 자금흐름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해외에 머물고 있는 유씨의 차남 혁기(42)씨, 딸 섬나(48)ㆍ상나(46)씨의 조사 일정을 변호인을 통해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유씨 소환에 앞서 반드시 자녀들을 먼저 조사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혀, 유씨 소환을 앞당길 가능성도 있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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