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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 차단 지수의 한계

입력
2014.05.1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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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빠르게 올라가면서 자외선 차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외선 차단제의 효과는 숫자와 플러스 기호(+)로 표기된다. 숫자는 자외선B, +는 자외선A를 얼마나 막아주는지를 나타낸다. 그런데 현재 방식으로는 자외선A의 차단 효과를 나타내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단 효과 표기를 좀더 높은 단계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자외선 차단제를 고를 때 SPF 지수를 확인한다. SPF 지수는 2에서 50까지 있으며, 50 이상의 제품은 50+로 표기된다. 숫자가 클수록 자외선 차단 효과가 높다. 그런데 SPF는 자외선B가 차단되는 정도만을 뜻한다. 자외선A의 차단 효과는 SPF 지수 옆에 표기돼 있는 +의 개수로 확인해야 한다(PA 방식). +는 1~3개까지 표시되는데, 많을수록 자외선A를 잘 막는다는 의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일상생활에서는 SPF15/PA+ 이상, 야외활동 할 때는 SPF30/PA++ 이상, 레저스포츠 등을 즐길 때는 SPF50+/PA+++ 이상의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자외선A와 B의 차단 효과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표기하는 이유는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여름에 피부가 빨갛게 뜨거워지거나 검게 그을리는 건 자외선B의 작용이다. 피부 화상을 일으킬 정도로 강력하지만, 유리를 거의 통과하지 못하니 실내에선 큰 걱정 없다. 반면 자외선A는 그리 강력하지 않은 대신 유리를 통과해 집안으로까지 침투한다. 게다가 피부에서 수분을 빼앗아 거칠게 만들고 주름을 생기게 한다. 피부에 유해한 물질(과산화지질)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자외선B보다 10배나 강하다는 보고도 나와 있다.

눈이 자외선에 노출됐을 때 파장이 짧은 자외선B는 대부분 각막에 흡수된다. 이 과정에서 각막이 손상되면 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 파장이 긴 자외선A는 안구의 가장 안쪽인 망막에까지 도달하기 때문에 실명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누네안과병원 망막센터 오현섭 원장은 “자외선A를 장기간 받아 눈 조직에 광화학 변화가 일어날 경우 백내장, 황반변성, 일광망막염증 같은 안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위험도를 반영해 유럽에서는 자외선A 차단 지수로 PA가 아닌 PPD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2부터 40까지의 구체적인 숫자로 좀더 명확히 차단 효과를 표기하는 것이다. 가령 PPD 10은 해당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았을 때보다 발랐을 때 자외선A로부터 10배 더 보호된다는 의미다. 화장품기업 한국시세이도에 따르면 PA+++는 PPD 8 이상, PA++는 PPD 4 이상, PA+는 PPD 2 이상이다. 자외선 A 차단 효과가 그리 높지 않은 제품도 국내에선 최고 단계인 PA+++로 표시된다는 얘기다.

한국시세이도 관계자는 “한국처럼 PA 지수를 도입한 일본은 지난해부터 PPD 16 이상에 해당하는 PA++++ 지수를 추가해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자외선A의 의학적 유해성이 이미 알려진 만큼 차단 효과가 큰 제품 개발을 유도하고, 이를 소비자들이 명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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