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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 선실서도 대피 방송 가능했다

입력
2014.05.1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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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ㆍ경 합동수사본부가 생존 선원으로부터 “선실에서도 전화기를 통해 대피 안내 방송을 할 수 있었다”는 진술을 2일 확보했다. 이미 알려진 조타실과 3층 안내데스크뿐 아니라 자신들의 선실에서도 얼마든지 방송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선원들은 탈출에만 신경을 쓰느라 어느 누구 하나 승객들에게 위험 상황을 전달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수사본부는 최근 기관실에서 근무했던 조기수로부터 “선내 선실에서도 탈출하라는 방송이 가능했다. 침실에 있는 선내 전화기의 ‘0’번을 누르면 선내 방송이 가능하지만 위험한 상황을 알리려는 생각을 못했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진술을 한 조기수는 사고 당시 조타실에 있던 기관장으로부터 대피 지시를 전화로 받고, 6명의 선원들과 함께 탈출했다. 전용 통로를 통해 사고 당일 오전 9시 10분경 선미 쪽 선실 복도로 나와 약 30분동안 구조를 기다렸다. 이 과정에서 마음만 먹었다면 얼마든지 아무 선실로라도 들어가 대피 방송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이들이 구조된 것이 오전 9시 38~40분 정도였는데, 30분 가까이 구조만 기다렸을 뿐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조타실에 있던 선원들도 마찬가지다. 일부 선원들이 “설비 고장인지 모르겠지만 방송을 할 수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이 말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조타실 뒤쪽으로 10m 이내에 선원 선실이 있었다는 점에서 얼마든지 방송을 할 수 있었다. 일부 선원들은 탈출에 앞서 선실로 가 옷을 갈아입고 왔다는 진술도 여럿 있었다. 물론 그 때도 대피 안내 방송은 없었다.

게다가 조타실에서도 내선 전화기를 통해 안내 방송을 할 수 있었고, 선원들이 가지고 있던 무전기(워키토키)를 통한 지시로 안내데스크에 방송 설비도 이용이 가능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본부는 선내 스피커는 조타실에서부터 객실, 화장실, 화장실 및 샤워실, 통로 등에 수백 개가 설치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어느 곳에 있었든, 설사 문을 닫고 있었더라도 방송을 듣지 못할 장소는 없었다”는 게 수사본부의 판단이다. 선내 대피 방송만 제 때 이뤄졌다면 이번 참사는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목포=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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