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무늬만 국제공항’이라는 오명을 썼던 강원 양양국제공항 이용객이 올 들어 4개월 여 만에 지난해 수준을 넘어서는 등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강원도는 이에 고무돼 러시아, 일본 등으로의 노선 확대도 검토하고 나섰다.
12일 강원도와 한국공항공사 양양지사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시행된 72시간 무비자 입국제도를 활용해 양양공항으로 입국한 외국인은 1만1,043명으로 청주공항(586명)과 김해공항(402명) 무안공항(18명)등 국내 지방공항의 실적을 크게 웃돌았다.
정부는 지난달 6일부터 중국인들이 3일간 비자 없이 입국ㆍ환승할 수 있는 공항을 기존 인천국제공항과 김해공항에서 양양, 청주, 무안 등 3개 지방공항까지 확대했다.
특히 올 들어 이달 9일까지 양양공항을 이용한 내ㆍ외국인은 모두 5만7,561명으로 불과 4개월여 만에 지난해 수준(5만1,703명)을 넘어섰다. 진에어 등이 중국 톈진(天津)을 비롯한 10개 노선에 취항한 전세기 탑승률이 무비자 제도 시행 이후 90%를 넘어섰기 때문이란 게 강원도가 내놓은 분석이다. 이 같은 실적에 고무된 도는 7월부터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 전세기를 띄우고, 일본과 동남아까지 노선확대를 검토 중이다.
2002년 개항한 양양공항은 개점휴업을 거듭하다 2009년에는 국제선 이용객이 단 1명도 없는 유령공항으로 전락, 실패한 지방공항의 대명사가 됐다. 그러나 2010년 중국 상하이(上海) 노선 개설을 시작으로 이용객이 늘어나면서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실적은 강원도가 여행업체에 여행객 모집 장려금 등 인센티브를 쏟아 부은 데 따른 ‘반짝 효과’라는 반론도 나와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도는 현지 여행사와 항공사에 1인당 2만3,000원의 장려금을 지원하고 있다. 편당 440만원 가량의 혈세를 들여 중국 관광객을 모셔왔지만, 대부분이 서울과 제주에서 지갑을 여는 것으로 알려져 실제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공항 측이 항공사에 편당 착륙료(37만1,000원)와 조명료(3만9,000원) 등 부대시설 이용요금을 받지 않고 있어 밑지는 장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유재붕 강원도 문화관광국장은 “실제 외국인 관광객들이 도내에서 지출하는 비용이 20만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돼 적자를 보는 것은 아니다”며 “출입국심사 직원이 4명에 그치는 등 공항 내 서비스 담당 직원이 부족해 66명을 충원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