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월드컵 8강에 도전하는 홍명보호의 지원 스태프들이 월드컵 개막 한 달여를 앞두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대표팀의 궂은일을 도맡는 손발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한 목소리로“태극전사들이 100% 컨디션만 유지할 수 있다면 여한이 없다”고 말했다. 지원 팀 스태프들은 7일 경기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월드컵 준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대표팀 지원 스태프는 의무팀, NFC관리팀, 조리팀, 장비팀, 비디오분석팀 등으로 이뤄져 있다.
비디오분석
채봉주(34) 비디오분석관은 선수들의 눈을 대변한다. 잠잘 시간까지 쪼개 플레이 영상을 편집하고 분석하는데 매진한다. 최근에는 선수별 맞춤 영상도 제공하고 있다. 채 분석관을 가장 괴롭히는(?) 이는 손흥민(22)이다. 손흥민은 소속팀 레버쿠젠에서 뛸 당시 자신의 영상을 매번 요청해 체크한다. 골 장면뿐만 아니라 자신의 전체적인 플레이 분석을 원할 정도로 꼼꼼하다.
채 분석관은 H조 상대국 벨기에, 러시아, 알제리에 대해선 세트 피스와 특정 선수의 영상도 제공한다. 과도한 업무량에 오전 2~3시에 잠들어 아침 7시에 일어나는 게 일상이 됐다. 하지만 그는“선수들이 영상을 보고 ‘크게 참고가 됐다’거나 ‘고맙다’는 말을 하면 보람을 느낀다”고 뿌듯함을 전했다.
의무
실전과 다름없는 훈련과 경기를 반복하는 선수들에게 가장 필요한 손길이 의무팀이다. 황인우(41) 의무팀장은 재활트레이너 팀장과 부상선수들의 치료 및 운동 관리를 모두 맡고 있다. 의무팀이 이번 월드컵을 위해 챙긴 약품과 기구 등은 총 500여 가지에 달한다.
최근 들어 박주영(왓포드), 기성용(선덜랜드) 등 대표팀 핵심멤버들이 부상으로 조기 귀국해 황 팀장의 신경이 곤두서있다. 그는 무더위가 예상되는 브라질에서 ‘비장의 무기’로 온열 매트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황팀장은“베이스캠프를 차릴 이구아수시는 쌀쌀함을 넘어 추울 수도 있다”면서 “런던 올림픽에서 활용했던 온열 매트를 선수들의 체온 조절에 쓸 생각이다”고 전했다.
조리
경력 18년의 베테랑 김형채(41) 조리장은 태극전사들의 식탁을 책임진다. 한식부터 일식, 중식까지 못 만드는 요리가 없다. 김 조리장은 선수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로 김치찌개를 꼽았다. 이번에 공수하는 식자재(600kg~700kg) 중에 250kg~300kg이 김치다. 그는 “경기를 치른 후에 입맛이 없을 때, 가장 많이 찾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미 월드컵 기간 중 먹을 식단 준비도 마쳤다. 선수들이 질리지 않도록 반찬을 겹치지 않게 노력했다. 국과 전골은 30일 일정에 60가지로 정했다.
NFC 관리
신동수(42) NFC 관리팀장은 잔디 전문가다. 죽어가는 잔디도 신 팀장의 손을 거치면 살아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태극전사들이 그라운드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잔디와 관련된 모든 것을 책임진다. 원래 골프장 잔디 전문가로 일했던 신 팀장은 2009년 대한축구협회에 스카우트됐다. 그는 브라질 현지 경기장의 잔디를 미리 파악하고, 배수 시설 등을 점검해 홍명보호가 출국할 때에 맞춰 코칭스태프에 전달할 예정이다. 신팀장은 “파주 NFC와 달리 브라질에서 밟을 잔디들은 다소 무른 상태”라면서 “미끄러지는 경우가 잦기 때문에 현지에서 빠르게 적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장비
차윤석(35) 장비담당관은 태극전사들의 의류와 장비를 관리하는 책임자다. 경기장에서 100%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옷 사이즈부터 작은 훈련장비 하나까지 세심하게 챙겨야 한다. 브라질월드컵을 위해 책임져야 할 짐의 양은 3.5톤에 달한다. 큰 가방만 70개다.
선수들의 경우 유니폼이나 스타킹, 언더웨어 등에 매우 예민한 편이다. 경기 유니폼과 언더웨어 사이즈를 다르게 입는 선수부터 선호하는 장비까지 다르다. 차 담당관은 “스타일이 제 각각이다. 미리 파악해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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