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 때 피해자들을 돕다가 부상한 40대가 12일 후유장애 보상금 지급을 요구하며 분신 소동을 벌였다.
대구시와 대구중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중구 대구시청 본관 지하 주차장 입구 광장에서 송모(48ㆍ달성군)씨가 몸에 휘발유를 뿌린 뒤 자살하겠다고 외치다 시청 직원 등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송씨는 들고 온 1.5리터 페트병에 담긴 휘발유 절반 가량을 몸에 뿌렸으나 금세 제지 당해 부상은 전혀 입지 않았다.
송씨는 2003년 2월 18일 중앙로역 인근 헬스클럽에 있던 중 지하철 역사에서 연기가 솟아 오르는 것을 보고 부상자들을 구하려 뛰어 들었다 유독가스 흡입으로 기도 등을 다쳤다. 정부가 지급한 법적 보상금 1억원과 별도로 국민성금으로 지급한 6,700여만원의 특별위로금을 받았다. 송씨는 이후 후두염 등 후유증 탓에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 못했으며, 최근에는 공원 등지에서 알사탕을 판매하는 등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지하철 참사 부상자 104명은 2008년 후유장애치료비 지급 등을 요구하며 대구시를 상대로 소송을 내 법원 조정을 내 국민성금에서 19억원의 보상을 받았다. 당시 개인 사정으로 소송에 참여하지 못한 송씨는 대구시를 상대로 후유장애 보상금 지급을 계속 요구했으나 거부 당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사정은 딱하지만 근거 없이 국민성금을 집행할 수 없다”며 “소송을 하게 되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송씨가 진정되면 정신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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